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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6 금/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소유와 질투의 부메랑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5 조회수1,083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2주 금 마태 21,33-43.45-46(15.3.6)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자.”(마태 21,38)


 

 The Parable of the Tenants

 

 

                        

 소유와 질투의 부메랑  

 

사람들은 자유롭고 행복하길 바라면서도 그것을 위해 결정적인 걸림돌인 소유와 질투를 버리지 못한 채 살아간다. 어쩌면 역설의 늪을 헤매며 때로는 사랑하고, 보람을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의 실존적 혼동과 역설 자체가 십자가요 십자가의 죽음을 부르는 근원적인 이유임을 깊이 헤아려보는 것은 어떤가. 소유는 구속을 부르고, 질투는 왜곡과 소외로 되돌아오는 이 지극히 평범한 인생의 부메랑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제1독서에서 요셉의 형제들은 질투의 죄를 저질렀다. 그들은 요셉이 받는 총애 때문에 의기소침해졌고 심지어 분노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요셉의 행복한 처지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으로 여겼다. 그들은 삶의 방향과 기준을 하느님께 두지 않고 정화되지 않는 욕망과 탐욕에 사로잡혀 요셉을 시기 질투하였고, 결국 요셉은 이집트에서 고통과 수난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들의 자기중심적인 불순한 태도와 왜곡된 사랑을 통하여 당신의 창조를 이어가신다. 하느님께서는 요셉을 이집트의 재상 자리에 앉혀주신다. 시기 질투로 꼬이고 더렵혀진 관계를 창조의 순간으로 되돌리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포도밭은 하느님 나라요(21,43), 그 주인은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돌보고 그들로 하여금 정의의 결실을 맺도록 하시려고 당신 백성을 지도자들(소작인들)에게 맡기셨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은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사람들(예언자들)을 모두 잡아 죽였다. 그들은 “저 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재산을 차지하자.”(21,38) 하고 말한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마지막으로 보낸 포도원의 상속자인 예수님마저도 단죄한 다음 사형선고를 내리고 성 밖에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다.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귀가 없었고, 나아가 하느님의 것을 탐하고 질투심에 눈이 어두워져 결국 하느님을 보지도 못하였다. 이 때문에 예수께서는 거부당하고 마침내 죽음을 맞게 되셨다.

죽음을 부르는 질투는 이렇게 하느님이 아닌 다른 이들과 비교함에서 비롯되는 악이다. 그 악의 뿌리는 가난을 거스르는 애착이요, 소유욕이다. 애착과 탐욕과 이기심이 부르는 질투는 다른 이들에게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이 하느님에게서 오며 하느님의 것임을 망각한 데서 비롯된다. 누구나 다 예외 없이 소중한 존재이기에 하늘 아래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하느님 안에서 그분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향기 있는 삶의 태도이다. 비교하려거든 오직 하느님하고만 비교해야 한다. 눈앞의 다른 누군가의 태도나 말씨, 감정표현에 신경을 쓰며 분노하고 판단하고 시기 질투하는 이는 하느님께로 향하는 순례길에서 방향 착오를 하고 있음을 뚜렷이 자각할 필요가 있다.

주님! 더는 주인인 양 착각하고 소유함으로써 자신을 소외시키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지 않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만을 바라보고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온갖 것을 당신께 돌릴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다른 이 안에서 선(善)을 이루시는 주님을 시기하지 않고, 함께 기뻐하고 서로의 좋은 점을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기쁨의 나라로 인도하소서! 시기와 질투의 희생이 되어 고통을 당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창조’를 이어가시는 당신의 깊고 넓은 섭리의 손길과 자비를 굳게 믿고 기다리는 여유를 갖게 해주소서. 조금은 더 거룩해지기 위하여 몸과 마음으로 겪는 고통과 수고로움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이르는 구원의 여정에 일치시켜 나가도록 준비시켜주소서. ‘소유 없이’(sine proprio), 그리고 왜곡된 사랑의 표현인 질투와 시기가 꿈틀거리는 죽음의 계곡 너머 참 자유와 기쁨이 기다리는 부활을 ‘지금, 여기서’ 노래하게 하소서! 자신을 죽이고 하느님을 조롱하는 소유와 질투의 부메랑에서 벗어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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