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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일/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7 조회수711 추천수1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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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예수님 시절, 당시 사두가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대사제들과 사회적으로 또 혈연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성전과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사두가이들에게 성전 사업은 그들의 중요한 소득원이었습니다. 성전에서 장사를 해서 얻은 수입은 모두 대제관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예수님의 성전 정화 행동은 자신들의 돈줄을 끊는 행위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눈엣가시 같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성전은 이스라엘에게 더없이 소중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 성전을 중심으로 한 신앙이 병들고 썩었던 것입니다. 신앙은 과거 율법의 낡은 것에 고착되어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종교인들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성전은 상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룩한 것이 썩으면 그 악취는 더 고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때문에 성전을 허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다시 성전을 세우시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세우실 성전은 수난하시고 돌아가시어 부활하시게 될 당신 몸이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 각자가 성령께서 머무르시는 성전입니다. 성전이 거룩한 것은 성령께서 거처하시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성령을 모시지 않고 인간적인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 채우고 산다면 우리 몸을 성전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우리 신앙인들이 모여 교회를 이룹니다. 그리고 교회는 자신의 거룩한 삶을 통해서 세상에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크고 화려한 성당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삶으로 일구어 내는 아름다운 영적 성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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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서광석 신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양과 소를 파는 장사꾼들을 모두 성전에서 내쫓으셨다. 환전상들의 돈이 놓인 탁자를 엎으시며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하고 이르신다. 유다인들이 "당신이 이래도 된다는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하고 묻자 주님은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하고 대답하신다.

 유다인의 성전은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5)는 하느님 명에 따라 세워졌다.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이 사랑의 표징으로 그분께 제사와 제물을 봉헌하는 신성한 전당이다. 제관이 속인들을 대신해 거룩하신 하느님과 만나는 곳이다.

 그러나 성전이 인간의 이익을 추구하는 장소로 퇴색된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의분하신다. 다른 세 복음에서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마태 21,13; 마르 11,17; 루카 19,46)고 하시며 성전 정화를 위해 강한 어조로 더 크게 꾸짖으신다.

 징표를 요구하는 유다인들에게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고 하신 말씀은 당신 자신이 곧 성전임을 일컫는 것이다. 하느님의 인류 구원 목적에 따라 예수님 자신이 제물이며 제단, 곧 성전이다. 이러한 예수님 정체성은 그분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더 분명해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마태 16,18)라고 하시며 교회를 창설하셨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하며 그리스도 신앙인인 우리 또한 교회임을 밝힌다.

 이 신약의 교회 공동체는 구약의 유다 백성의 위상과 사명을 계승하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모집된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고, 하느님 생명에 참여하고 있는 그리스도 신비체이며, 그 안에 성령께서 상주하시는 궁전이다(「교회헌장」 1-2장).

 유람선이 기울면서 수상과 어떤 수녀가 강물에 빠졌다. 한 사람만을 구명해야 할 상황에서 사람들은 '누구를 구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어떤 이들은 수녀를, 또 어떤 이들은 수상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우리는 상수원이 오염되는 것을 막아야 하므로 수상을 빨리 구해야 합니다"하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들은 만장일치로 수상을 구했다.

 정화란 존재의 본질에 뒤덮여 씌워진 더러운 것, 불순한 것을 없애고 깨끗하게 하여 그 본래의 목적대로 역할을 한다. 성전 정화를 위한 예수님 의분은 당신의 본질을 가리는 가시적 교회와 우리 자신들에게도 해당된다.

 인간의식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사람들은 개화되고, 그들을 규율하는 제도들은 점점 더 개혁돼 간다. 이런 현대인들로 구성된 교회는 그들 신심생활을 돕는 여러가지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구원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제도와 수단이 권장돼도 그것들은 구원을 위한 보조 수단이다. 그러므로 교회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 즉 죽음과 부활, 성령강림과 재림에서 찾아야 한다. 공동체 이념이나 조직, 계율에서 찾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궁극적 목적은 영원의 세계에 있지만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은 현세에 있다. 예수님이 어떤 사건과 사람을 대하실 때 그 분 태도는 한결같으시다. 즉 사건에 대하여는 왜곡되지 않게 하는 것이며 진실의 규명이다.

 사람에 관하여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햇빛과 비를 주시는 것과 같은(마태 6,45 참조) 보편적 사랑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탐욕과 영화를 위해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거나 아집과 편견으로 이웃을 해하고 사랑을 외면할 때 성전인 우리 자신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행한 행동에 대해 그리스도적 사고를 해야 한다. 스스로 바르게 삶으로써 이웃을 구원으로 이끄는 촛불이 돼야 한다. 가정과 사회에서 좋은 부모형제가 되고 신뢰받는 동료와 친구가 되는 것이 사랑이며 복음 선포이다.



편집 - 원 근 식 요아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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