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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7 조회수1,03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7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While he was still a long way off,
his father caught sight of him, and was filled with compassion.
He ran to his son, embraced him and kissed him.
(Lk.15,20)
 
 
제1독서 미카 7,14-15.18-20
복음 루카 15,1-3.11ㄴ-32
 

지금 현재 저는 안식년을 어느 본당의 사제관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아파트를 구해서 살고 있습니다. 안식년인 기간 동안에 해야 할 공부가 있어서 저만의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식사부터 청소까지 집안 살림의 모든 것을 저 혼자 처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 저를 아는 어떤 신부님께서 만나자마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 밥은 먹고 사니?”

소위 자취생처럼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특히 음식을 직접 해 먹는다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런데 이 자리를 빌어 말하면 저는 너무나도 잘 해먹고 있습니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잘 먹고 있지요. 물론 요리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있는 반찬을 가지고서 대충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맛이 꽤 괜찮습니다.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 적도 없고 요리책을 보고 만드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저것 넣어서 만든 찌개를 먹으면서 스스로 감탄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것이나 잘 먹는 저의 놀라운 식성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요리의 주재료가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김치 등 기본이 되는 반찬들을 종종 아는 신자분들이 가져다주시거든요. 그런데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이렇게 맛 좋은 반찬을 주재료로 섞어 만들었기에 엉터리 음식이어도 맛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우리 삶이 엉망진창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도저히 미래가 없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재료는 다름 아닌 주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엉터리 삶처럼 보여도 최고의 맛과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의 되찾은 아들 비유 말씀은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함께 식사한다고 투덜거리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죄인이 회개하여 새 삶을 얻는 것을 기뻐하시기에 우리 역시 회개의 삶을 따르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기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작은 아들은 아들 자격을 잃어 마땅했지요. 아버지 집을 떠난 것은 아버지를 등지고, 아버지의 재산을 축내는 먼 나라로 갔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스스로 그리스도를 등지고 교회를 떠나, 아버지 하느님께서 주신 재산을 모두 빼앗길 어둠의 땅으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를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지요. 그리고 그의 기대대로 아버지께서는 그는 외면하지 않습니다. 살진 송아지를 잡고 거룩한 잔치를 벌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큰 죄를 짓는다 할지라도 죄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갖고 주님께 나아간다면 당신의 큰 사랑으로 우리를 기쁘게 받아주십니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중국 속담).


제가 주로 만드는 엉터리 잡탕찌개입니다.

 

쇠 한 덩어리의 가치(정채봉, ‘느낌표를 찾아서’중에서)

“여기 3천 원짜리 쇠 한 덩어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간단히 쇠 말굽으로 만들면 6천 원 정도 나갑니다. 전문업체로 보내어 의료용 기기로 만들면 3백만 원의 가치가 되고, 시계의 태엽을 만들면 3천만 원의 값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만약 불멸의 예술가가 이 쇳덩어리를 제대로 사용하여 생명을 불어넣는다면 무한대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나는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인간을 쇠로 치자면 원가가 극히 낮은, 그리고 모두가 똑같은 덩어리 하나일 뿐이다. 값이 올라가는 것은 연마의 고통, 눈물의 담금질과 비례하는 것이다‘라고.

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사실 나의 가치는 하느님을 통해서 나오는 것입니다. 가장 높고 귀하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직접 만드시고 우리를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가치를 스스로 평가절하 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어제 강의를 했던 서울 창5동 성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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