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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3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8 조회수731 추천수9 반대(0)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법은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 졌다는 말입니다. 그 법이 잘못 사용되면 무고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역사를 보아도 잘못된 판결이 참 많았습니다. 법관들이 법을 몰라서가 아닐 것입니다. 법관들이 지혜롭지 않아서가 아닐 것입니다. 법관들이 법을 적용하기에 앞서 또 다른 힘 앞에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와 같은 것들은 과거에 억울하게 판결을 받았던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직입니다. 잘못된 판결을 한 사람들을 단죄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밝혀주고 억울한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주기 위한 조직입니다.

 

2000년 역사를 지닌 교회도 법과 규율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회법은 세상의 법보다 더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교회 조직, 성사, 사람에 대한 법들이 있습니다. 저도 신학교에서 교회법을 3년 동안 배웠습니다. 법은 신앙을 보호하고, 신자들이 하느님과 멀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법도 예수님의 말씀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날 교회가 잘못 판결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교회가 잘못 판결한 사건들에 대해서 용서를 청하였고, 세상 사람들은 교황의 진실한 행동에 대하여 존경과 사랑을 보내 주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사람들의 체형이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제가 학교 다닐 때보다 키가 20cm는 더 자라고 있습니다. 다리가 길어져서 더 멋있어 보입니다. 이는 영양상태가 좋아졌고,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수렵과 채집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늘 먹는 것이 절박했습니다. 우리의 몸에 들어온 지방은 쉽게 분해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지방을 섭취할 때까지 우리의 몸은 최대한 지방을 저장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몸은 그것을 유전자로 만들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가능한 한 천천히 분해되도록 하고, 일단 몸에 들어온 지방은 필요가 없어도 저장하도록 진화하였습니다.

 

산업혁명, 농업혁명, 경제발전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지방을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씩 사냥을 하지 않아도 동네 마트에 가면 음식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음식점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다른 영양분들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필요한 만큼 소비가 되고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그릇에 물이 가득차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지방은 우리의 몸에 들어오면 필요한 만큼 소비를 했어도 계속 체내에 쌓이게 됩니다. 우리의 몸은 아직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예전에 수렵하고, 채집을 하던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지식과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환경 변화가 인간의 몸의 변화보다 훨씬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던 지방이,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던 지방이 이제는 우리의 건강, 생명을 위협하는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곧 비만으로 초래되는 질병입니다. 이는 심장계 질환, 당뇨, 고혈압, 관절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스스로 정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서서히 죽음에 이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몸이 지방 분해 효소를 만들기까지 과도한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몸에 쌓인 지방은 쉽게 배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방섭취를 줄이고, 자주 걷고, 운동을 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자주 웃는 것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들의 마음이 참 편했습니다. 가끔 하늘을 보고, 떠가는 구름에 마음을 담았습니다. 들에 핀 꽃을 보고 웃었으며, 흘러가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동네에서 놀았습니다. 자연은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도 부족하거나 아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겨울이 가야 봄이 오듯이 세상의 것들은 그렇게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너무나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 신문, 방송, 책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이 원하는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하고, 우울해 하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할까요?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만들어 주신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사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것을 추구하지 않고 우리들이 만든 우상을 섬기면서 살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돈, 권력, 명예라는 우상입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하지 말라는 것들을 너무나 쉽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탐욕이라는 우상은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게 하고, 소중한 이웃들을 탐욕의 대상과 수단으로 삼게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섬겨야 하고,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의 이웃과 자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채찍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세상의 것들이 주는 유혹이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우리의 탐욕과 우리의 욕망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십억 년 이어져온 자연의 질서를 우리는 너무나 쉽게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겸손하지 않으면 자연은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서 우리에게 돌아올지 모릅니다.

 

오늘의 제2독서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야할 삶의 태도와 양식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무엇인지, 하느님의 약함이 무엇인지는 우리에게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이 우리 구원의 표징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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