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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9 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내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고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8 조회수1,0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3주 월 루카 4,24ㄴ-30(15.3.9)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루카 4,29)


 

 

No prophet is accepted in his own native place

 

                        

 내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고  

 

우리는 영원하신 하느님을 갈망하고 그리워하면서도 자주 변덕을 부리곤 한다. 오늘 말씀은 항구함과 유연함의 자세를 일깨워준다. 나자렛 사건은 예수님과 초대교회의 운명을 미리 알려준 것이다. 오늘 복음의 바로 앞부분에서 예수님께서 희년을 선포하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4,22) 그러던 그들이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방인인 시리아 사람 나환자 나아만이 깨끗해졌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자 태도가 돌변한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나자렛 사람들에게 예수님과 그분이 전하는 소식이 그들이 기대하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현세적 번영도 그들에게 약속하지 않았고 물질적 부나 정치적 권력이나 이스라엘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빵, 기적, 권세 이런 것들을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는 그저 하느님의 말씀, 꾸밈없는 단순성, 하느님 나라의 위대함 등등을 선포하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나자렛에서 아무런 기적도 행하시지 않고,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4,24)라고 대답하심으로써 그들의 교만한 허영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와야 하는 편은 예수님이 아니라 그들이다. 또 그들에게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사실이 결코 구원의 보증이 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마음의 지향이며, 혈육의 유대는 쓸모없는 것임을 가르치셨다. 엘리야와 엘리사에 관한 사화는 바로 올바른 정신과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께서 회개를 요구하심을 깨달았으나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태세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제입맛대로 변덕을 부렸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방인인 나아만만 깨끗해졌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자 적대감에서 “화가 잔뜩 나서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아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4,28-29)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위엄을 갖추시고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4,30) 곧 그들의 폭력과 분노행위를 피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제 다시는 나자렛에 돌아오시지 않으신다. 이처럼 인간의 폭력과 분노는 구원에서 스스로를 멀어지게 하는 행동이다. 예수님을 나자렛에서 배척함으로써 곧 유대인들은 스스로를 심판한 것이다. 예수님의 나자렛에서의 배척받으심은 당신 백성에게서 거절을 당하고 이방인에게도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시는 예수님을 첫 번째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의 삶을 돌아보자. 나의 기존 관념, 선입견, 편견에 따라 판단하며 내 식으로 구원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자기 생각, 윤리관, 종교관 정치 이념 등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가? 듣기는 하되 자기 생각과 자기 욕망의 고집을 더욱 견고히 하려고 듣고 있지는 않는가?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남의 결점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결정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지 않는가? 나는 나자렛 사람들처럼 하느님의 뜻이나 하느님께서 원하시고 명하시는 바를 원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고 정한 것들을 요구하지는 않는가? 복된 회개의 사순시기에 내 안의 폐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울타리를 허물고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했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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