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3.12 목/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무지와 완고함의 다리를 건너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11 조회수1,137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3주 목 루카 11,14-23(15.3.12)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다.”(루카 11,23)



Jesus and Beelzebul

 

                        

 무지와 완고함의 다리를 건너  

 

인생을 깨어 중심을 잡고 더불어 사랑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둔함과 완고함, 뒤틀림과 치우침에 걸려넘어져 주님의 집 밖을 서성대는 날이 얼마나 많은지.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예언자 예레미야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예레 7,23) 하고 명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고”(7,24), “오히려 목을 뻣뻣이 세우고 자기네 조상들보다 더 고약하게 굴었다.”(7,26)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희생이나 율법에 박식한 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을 듣고 알아 그분이 명하신 것을 따르는 것이다. 주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의 사랑과 정의와 성실을 보여주는 삶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 완고하였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능력, 곧 성령의 힘으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루카 11,14). 벙어리 마귀는 하느님의 말씀이 결여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능력 곧, 성령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셨다. 이 치유는 예수님이야말로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힘으로 활동하신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며, 하느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에’ 이미 시작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징이다. 그런데 군중 가운데 한무리는 예수님의 힘을 베엘제불(사탄)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고, 다른 무리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한다(11,15-16). 어느 쪽이든 억지 논리를 펴면서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인 무지요, 그분의 신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완고함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겨 버렸다(예레 7,28). 이는 말씀을 하느님의 의지의 표현이자 행동 규범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의 완고함이 초래한 자기단죄였다. 말씀을 듣고 실제 삶 안에서 해석하며 따르지 않는 완고함은 결국 하느님과의 단절을 가져올 뿐이다. 나 역시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며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사탄을 섬기는 것이리라. 말씀과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않고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다면 내가 곧 ‘벙어리 마귀’가 되는 것이다.

나는 진정 평범한 일상사에서 하느님을 알아보고 그분의 힘을 믿는가?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 “영의 눈”을 지닐 수 있도록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온 존재를 다해 예수님과 복음 말씀에 집중해보는 것은 어떤가. 그는 “어디에서나 늘 예수께 사로잡혀 있었다. 마음에 예수를 품고 있었고,입에도 예수, 귀에도 예수, 눈에도 예수, 손에도 예수, 나머지 다른 지체들에도 늘 예수를 모시고 다녔다.”(1첼라노 115) 그의 “가장 높은 지향과 주된 바람과 최고의 결심은 복음을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을 통하여 실행하는 것이었고, 조금도 한눈을 팔지 않고 열의를 다하여 애타게 갈망하는 온전한 정신과 뜨겁게 타오르는 온전한 마음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과 발자취를 따른 것이었다.”(1첼라노 84).

주님! 당신만으로 만족하게 하시고, 당신 외에 다른 아무것도 원하지도 말고 바라지도 말며, 다른 아무것도 마음에 들어 하지도 즐거워하지도 않게 하소서!(성 프란치스코, 비인준규칙 23,9) 주님, 당신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그 말씀의 영으로 당신을 알아보고, 모든 것 안에서 늘 당신의 힘을 인정하고 믿음으로써, 제 안의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는 해방을 맛보게 해주소서! 당신의 자애와 정의와 연대를 더 잘 살아내지 못하는 벙어리 마귀들린 이 사회를 굽어살피소서! 무지와 완고함의 다리를 건너 주님을 심장 한복판에 모시고 참 행복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