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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 나라에 쌓는 보화가 기도입니다 - 김웅열 토마스아퀴나스 신부님 강론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15 조회수743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남가주 피정 사진 - 느티나무신부님 포토앨범

 

 

†찬미예수님

 

교회는 특별히 9월을 순교성월로 정하고

순교의 삶을 되돌아보며 살도록 권고합니다.

 

올해 순교성월이 돌아오듯이 내년에도 순교성월이 돌아올 겁니다.

순교성월을 지내고 있느냐와 살고 있느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순교성월을 산다는 것은 늘 순교의 정신 기리면서 사는 것이고

순교성월을 보내고 있는 것은 형식적으로 그저 지나가는 것입니다.

 

순교에는 육의 순교와 영의 순교가 있습니다.

육적인 순교는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 육적인 순교에 이르기까지 기초가 되는 것이 영적순교입니다.

‘영적순교’ 없이 육적인 순교는 없습니다.

 

육적인 순교로 가는 영적순교의 첫단추는 화내는 것 참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기분노도 이기지 못하면서 어찌 목숨을 내놓는 순교가 가능할까요?

 

우리는 살다보면 화가 날 수 있는 분위기나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순교하는 마음으로 내 그릇을 넓혀서

저주하고 미워하기보다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화내는 것 참는 것은 기초적인 자기포기입니다.

방어본능, 자기애착을 끊는 것이 육적인 순교의 첫 번째 단추입니다.

자기를 포기하는 것은 상실이 아니라 회복이며, 죽음이 아니라 부활입니다.

하느님께 직접 갈 수 있는 것이 ‘포기의 영성’ 입니다.

 

영적 순교의 두 번째, 자기 혀를 다스리는 겁니다.

대부분 고백소에서 혀 때문에 지은 죄를 고백합니다.

‘혀를 다스리는 자가 영원을 다스린다~ ’고 했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수만 톤의 배도 키가 있어야 방향을 잡고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듯이~

사람이 혀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가는 겁니다.

 

세 번째, 영적순교는 자기 악습을 이기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여 악습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악습으로부터 해방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전구해야 합니다.

 

분노 참고, 혀를 다스리고, 악습을 이겨내면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이 뭐냐?

원수를 사랑하고 미움으로부터 해방되는 은총을 주십니다.

 

한국교회는 순교의 교회입니다.

전 세계 교회가 한국교회를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이 엄청난 영적축복이 현재 우리가 잘 살고 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조상들이 목숨 바쳐 살아서

거기에 대한 보답을 우리 후손들이 누리고 있는 겁니다.

 

우리 선조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순교사화를 읽어보면

나도 과연 그분들처럼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까?

목을 내놓는 것보다 배교 쪽으로 가지 않을까!

 

앙케이트에 의하면 천주교회에서 세례 받은 후

점집 무당, 철학관을 찾아간 사람이 4~50%라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하느님 앞에 매달려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상숭배에 빠집니다.

 

우리 순교선조들은 공수부대가 특수훈련을 받듯이 강한 영적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러기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느님 외에 다른 것을 다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했던 세 가지 영적 훈련!

첫째, 수계생활을 철저히 했습니다.

하느님을 흠숭하고 인간을 사랑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도둑질 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는 기본이고

적극적인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혼자 착하게만 살면 천국에 못 갑니다.

적극적인 선을 행해야 합니다.

성서 어디를 보아도 혼자 착하게 산다고 천국 간다는 말 없습니다.

 

수계생활에는 적극적인 수계생활과 소극적인 수계생활이 있습니다.

소극적인 수계생활은 ‘뭐 하지 말아야 한다’ 는 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적극적인 수계생활은 베풀어야 한다는 것, 행하는 것입니다.

‘나 도둑질한 것 없지?’ ‘나 간음한 적 없지?’

양심이 있다면 외인들도 그 정도는 하고 살아갑니다.

 

흉년이 되어도 교우촌에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곡식을 모아 굶어 죽어가는 외인들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귀동냥해서 들었지만 하느님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다가

혓바닥이 뽑혀 죽은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하느님을 증거하는 그 혓바닥은 천국을 차지할 것입니다.

 

두 번째, 영적훈련은 기도생활에 철저한 것입니다.

그때 당시에 기도서나 영적 독서책이 있었겠습니까?

지금은 좋은 책이 흘러넘치지만 TV 앞에서는 수 만 시간을 보내면서

신자로 살아가면서 성인성녀 한 권도 읽어보지 않습니다.

기도서 책이 없던 그 시절 일일이 손으로 써서 외웠고

글을 몰라 그저 귓전으로 들어서 외운 기도지만

아침기도, 삼종기도, 식사전후......모든 신공을 철저히 바쳤습니다.

 

기도라는 말은 단순히 빈다는 뜻 밖에 없습니다.

우리 천주교회에는 기도라는 말 대신 신공이란 말이 있습니다.

신공은 ‘거룩한 공로’ 라는 뜻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치는 조과(朝課), 밤에 잠들 때 바치는 만과(晩課)

그 과자는 일 과자입니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신공을 철저히 가르쳤습니다.

 

저도 아침을 못 먹고 학교를 가는 일이 있어도 조과 꼭 바치고

저녁에 잠을 자지 않아도 만과, 반드시 바쳤습니다.

어릴 때의 그 훈련이 당시에는 지겨웠지만 내 사제생활을 지켜주는 힘이 아닐까!

아무리 힘이 들어도 기도를 바쳐야 잠을 들게 한 것이

제가 부모로부터 받은 영적선물입니다.

 

지금은 만과도 없어졌고, 조과도 없어졌고~

저녁만 되면 애들은 컴퓨터 앞에서 날을 샙니다.

중학교만 가면 다 냉담자가 되고, 머리가 커지면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촛불 켜 놓고 가족들이 함께 바쳤던 만과가 없어졌습니다.

다 부모탓입니다.

 

신공이 없어졌기 때문에 젊은 애들이 영적 에너지를 먹지 못합니다.

기도생활을 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 자식들이 무슨 기도를 배우겠습니까?

 

기도는 영적갑옷입니다.

이 갑옷이 무겁다고 벗어버리면 사탄이 쏘는 화살에 맞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벗으면 죽는다~’

‘이것 벗으면 사탄의 밥이 된다~’

는 각오로 영적갑옷을 꼭 입고 살아야 됩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감옥에 끌려 들어오면

그 몸으로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 배교하지 않고 순교하게 해 주세요.’

우리 순교 선조들은 장소가 어디든, 환경이 어떻든 기도만큼은 놓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기도하지 않습니다.

‘오늘 피곤해서 안 되겠어!’

‘오늘은 화가 나서 기도도 안 돼!’

하늘나라에 쌓는 보화가 기도입니다.

 

세 번째 영적훈련, 우리 선조들은 전교생활에 철저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좋은 하느님을 세상을 알릴 수 있을까?’

대놓고 전교할 수 없었던 박해 받던 시절에

하느님 나라와 천국을 알리기 위해 우리 교우들은 옹기장사를 하면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목숨을 건 전교를 했습니다.

 

‘과연 나는 세례 받고 이제까지 몇 명이나 하느님 앞에 인도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교회에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나의 무관심과 무성의 때문에 그런 사람, 입교를 못 시킨다면

하느님 앞에 심판거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이 세 가지 영적훈련을 통해서

모진 고문을 이겨내고 순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영적훈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순교성인에게 전구를 청합시다.

천상에 계신 순교성인성녀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느티나무신부님 (2007. 09. 17 연중 제2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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