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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17 조회수962 추천수10 반대(0)
 

철학 시간에 ‘Prima Causa'라는 말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1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보면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다만 우리가 유한한 시간과 공간에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잘 모를 뿐이라고 합니다. 제 방에는 제가 오기 전부터 있던 것들이 있습니다. 고상, 시계, 책장, 옷장, 책상, 거울, 소파와 같은 것들은 제가 오기 전부터 제방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제 방에 오게 된 이유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지난 40년 한국의 경제 발전은 대통령과 재벌의 지도력과 경영 능력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근면함과 성실함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고통을 감수하며 피와 땀을 흘린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우주 탄생의 순간을 빅뱅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느 한 순간에 커다란 폭발이  있었고, 그때부터 우주의 모든 것들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 광대한 우주의 탄생치고는 초라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한 인간의 탄생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정자와 난자의 만남일 수 있지만 서로 사랑하는 배우자의 사랑의 결실인 것처럼 우주의 빅뱅 또한 누군가의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그것을 제1원인이라고 말하고, 신학은 그 대상을 하느님이라고 믿습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됩니다.’ 꼭 물만이 아닙니다. 같은 공기, 같은 음식을 먹어도 먹는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기도 하고, 세상에 추한 모습을 남기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에게서 들어가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기, 분노, 질투, 욕정, 탐욕, 미움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듭니다.’

 

오늘 제1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언자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기와 활력을 주는 물을 보았습니다. 물은 필요하고, 물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단순히 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우리의 삶이 생명을 살리는 말과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동창 신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내용이 곧 방법이고, 방법이 또한 내용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삶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우리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동창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요한복음에는 물과 관련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2번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고,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도 우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네가 마시는 물은 곧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시켜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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