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0 조회수889 추천수12 반대(0)

제방에는 러닝머신이 있습니다. 하루에 3시간 정도는 러닝머신을 이용해서 걷곤 합니다. 명동에서 혜화동까지 걸을 때도 있습니다. 하루에 3시간만 걸으면 보약을 먹지 않아도,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많이 걸었습니다. 교통수단이 별로 없었고, 필요한 것들은 많이 걸어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분이 있다면, 비만 때문에 고민이 있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든 분이 있다면 걷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걷는 중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러닝머신은 3년 전에 지인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한 달 전부터 소음이 있었습니다. 어제 혜화동에서 명동까지 걸어오는 길에 ‘WD-40'이라는 윤활유를 하나 샀습니다. 러닝머신의 이곳저곳에 윤활유를 뿌려 주었더니, 소음이 없어졌습니다. 2500원 짜리 윤활유가 저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기계에도 윤활유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주변을 보면 어제 러닝머신에 뿌려진 윤활유처럼 위로와 기쁨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에 녹는 소금인형처럼 자신을 내주면서 맛을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편견과 시기로 가득찬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걱정과 근심 때문에 밝는 날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해 봤는데 안 된다고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못 탄 버스는 내려서 갈아타야 하는데, 지금 버스 안이 편하다고 하면서 계속 머무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만남과 우리들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제 아주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제자를 한 명 맞이했습니다. 3개월 동안 열심히 스승님께 기술을 익힌 제자는 드디어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는 그 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보 이발사가 손님의 말에 아무 답변도 못하고 있을 때, 스승님이 웃으며 말합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 이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습니다.

 

신부님들과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 신부님께서 신발을 벗었는데 냄새가 심했습니다. 다른 신부님들은 코를 막기도 하고,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이게 무슨 냄새냐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의 말이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꾸었습니다. ‘오늘 일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하루 종일 신자들과 만나면서 열심히 일을 했기에 발에서 냄새가 난다고 이해하시는 신부님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이웃과 하느님께 어떤 다리를 놓아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정과 비난의 다리는 분노와 미움을 키우게 됩니다. 칭찬과 긍정의 다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비난과 부정의 다리가 있다면 그것을 치워버리고 칭찬과 격려, 긍정과 사랑의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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