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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1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도전에 직면하는 신앙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0 조회수912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순 4주 토 요한 7,40-53(15.3.21)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요한 7,41)



Discussion about the Origins of the Messiah

 

                        

 도전에 직면하는 신앙  

 

오늘날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도전과 유혹이 많고 세상의 힘이 강하다. 또 멈추어 자신을 대면하고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중심을 잃고 정작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망각하며 피상적으로 살 때가 적지 않다. 오늘 복음은 유다인들의 초막절을 배경으로 예수님께 대한 적대감과 불신이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전해준다. 초막절은 조상들이 광야에서 나그네 되어 머리 위로 지붕 없는 초막에서 지내던 때를 회상하고(레위 23,40-43 참조), 종, 나그네, 과부, 가난한 이들도 다 함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이다. 이 축제 중에 사람들은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하여 문제 삼았다. 이 축제 속의 논쟁과 적대감 증폭은 우리를 비추는 구원의 역설이다.

군중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예수님이 참 예언자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메시아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반대자들은 메시아가 갈릴래아 나올 리가 없다고 한다(7,40-44). 한편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를 잡으러갔다가 그냥 돌아온 성전 경비병들이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7,46)라고 말하자, 오만에 가득 차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7,49)라고 경멸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권력과 명예욕에 젖어 참 하느님을 볼 수 없었고 자신들의 사고의 틀과 속화된 힘의 질서 안에 하느님을 가두어버렸던 것이다.

우리에게 참 생명을 주시는 사랑 자체로서 우리가 온 몸으로 받아들여 함께 해야 하는 분을 인간의 생각에 가두고 소유의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참된 메시아로 오셨으나 군중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다.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그 종교제도라는 구조 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지배층이었다. 그들은 부조리한 구조를 깨뜨리며 자신들을 위협하는 예수님을 배척하고 적대시하여 죽이려 든다. 예수님과 함께하며 그분을 추종한다는 것은 하느님 위에 군림하고 하느님 창조의 선물인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권력에 맞서는 것을 뜻한다.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심판의 말씀을 전했다는 이유로 자기 동족들의 미움을 산다(예레 11,18). 그는 그들의 살의에 가득 찬 분위기 때문에 자신의 소명에 대해서마저 위기감을 느낀다. 그는 자신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 같았다.”(11,19)고 탄식한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하느님께 아뢰면서 “정의롭게 판단하시고, 마음과 속을 떠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제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한다. 결국 그는 고통스런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산다는 것은 영원한 생명과 비참한 죽음 사이의 결단이다.

예수님은 누구이신가? 이 질문 앞에 중요한 것은 논리적 정의가 아니라 그분을 내 삶의 으뜸가는 주인이요 절대의 의미로 여기며 살고 있는가 하는 나의 응답이다. 예수님은 나의 사고의 틀이나 이기적인 목적에 갇힐 분이 아니시다. 예수님의 정체성은 논쟁을 통해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통해 드러나는 자애로우신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 체험되는 것이다. 이런 논쟁은 모두가 진리에 눈을 뜨고 그것을 받아들여 사랑으로 살아낼 진실한 의지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나아가 예수님과 예레미야 예언자의 삶에서 보듯이 그분을 메시아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제자로서 일상의 고통과 시련을 통해 말없이 다가오는 도전들을 그분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겠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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