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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2 조회수1,06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22일 사순 제5주일
 
“I am troubled now. Yet what should I say?
‘Father, save me from this hour’?
But it was for this purpose that I came to this hour.
Father, glorify your name.”
(Jn.12,27-28)
 
 
 
제1독서 예레 31,31-34
제2독서 히브 5,7-9
복음 요한 12,20-33
 

예순일곱 해를 살면서 단 스무 점 남짓의 완성품만을 남긴 작가가 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느라 정작 일감으로 받아둔 일은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그가 말년에 이르러 자신에게 별다른 성과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라고 후회했고, 작업 노트에 이런 쓸쓸한 메모를 남겼다고 합니다.

‘내가 무언가 이룬 게 있거든 제발 말해다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바로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등을 그렸으며, 시대를 앞서간 천재라고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4.15.~1519.5.2.)입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는 사실에 놀랍지 않습니까? 그의 말대로 그가 주어진 시간을 허비한 것일까요? 정말로 이룬 것이 없었습니까? 완성된 작품이 별로 없어서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지만, 그가 해왔던 많은 작업들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업적이라는 것을 후대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는 더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위와 같은 말을 남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름과 안일함으로 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물론 주변에서는 바쁘게 산다고 열심히 산다고 말씀해주시지만,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사랑을 전해 주신 주님의 모습에 비교할 때 한 없이 작아짐을 느끼는 저 역시 후회의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또 반대로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생각은 자기중심의 생각으로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오히려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반대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미워한다고 해서 자살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는 자기 목숨을 미워할 정도로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박해를 받아 몸의 고통을 겪게 되더라도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충실하셨기에 우리 역시 충실한 모습을 매순간 기억하면서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두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때 먼 훗날 주님 앞에 섰을 때 분명히 후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자살이란 살인 중에 최악의 방식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후회할 기회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크린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말괄량이 삐삐 이야기

아주 어렸을 때,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말괄량이 삐삐’라는 영화였지요. 매주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시간 맞춰 텔레비전 앞에 앉았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어떤 책을 보는데 책의 저자가 이 영화를 보다가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서 소개를 합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을 분명히 본 것은 같은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지를 잘 기억나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그 내용이 좋아서 옮겨 적어 봅니다.

하루는 동네에 서커스단이 순회공연을 왔습니다. 삐삐가 공연장에 그냥 들어가려고 하니까 점잖은 토미가 타이르지요.

“어휴, 바보같이! 서커스는 돈을 내고 구경하는 거라고, 알겠어?”

삐삐가 갑자기 소리치며 눈을 꼭 감습니다.

“하느님 맙소사! 그냥 보는 데도 돈을 낸다고? 난 하루 종일 눈을 부릅뜨고 다녔어. 세상에, 그럼 여태까지 내가 본 게 다 얼마란 말이야?”

정말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공짜로 얼마나 많은 것을 주고 계셨네요. 깜짝 놀랄 일들, 또한 재미있고 기쁜 일들, 때로는 깊은 감동을 주는 일까지... 그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었던 우리가 내야 할 돈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도 공짜로 보는 그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말괄량이 삐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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