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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5 조회수1,134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Lk.1,38)
 
 
제1독서 이사 7,10-14; 8,10ㄷ
제2독서 히브 10,4-10
복음 루카 1,26-38
 

전부터 알고 지냈던 청년들이 인사차 찾아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것이라 무척이나 반가웠고, 저희들은 식사를 함께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한 청년이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 지금 안식년인데 뭐 하고 지내세요?”

“공부도 하고, 또 책도 읽으면서 보내고 있지.”

저의 대답을 들은 한 친구가 “그렇게 지내면 지루하지 않으세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저는 곧바로 “지루하긴. 나는 하루 종일 방에 앉아 책보고 또 글 쓸 때가 제일 즐거워.”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들은 말.

“신부님은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에요.”

정말로 제가 이상한 사람일까요? 사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저 같은 사람을 보면 제가 직접 이 청년의 말을 했었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그런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어 이제는 즐기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논어의 ‘옹야’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무엇을 안다고 하는 것은 그 무엇을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무엇을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지요.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자신의 자리에서 즐기며 할 수 있는 사람은 기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렇지 못합니다. 왜 일까요? ‘할 수 없다.’, ‘절대로 안 된다.’,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해?’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나타나 주님 탄생을 알려 주시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사실 가브리엘 천사의 주님 탄생 예고 소식은 성모님께 그리 기쁜 소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직 미혼의 몸이었거든요. 당시 처녀가 아기를 가지면 공개재판에 넘겨서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절대로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안 된다.’, ‘할 수 없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즐기시는 성모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만큼 주님과 함께 하려 했고, 주님의 뜻을 간직하셨기 때문에 이런 대답을 기쁘게 하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즐기는 삶,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즐기고 있을 때만큼 사랑스러울 때도 없다. 더구나 자신을 잊고 어떤 일에 몰두할 때 그 사람의 진지한 표정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아닐 수 없다(라트브루흐).


성모님께서 주님 탄생 예고 소식을 들으셨다는 곳입니다.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성 프란치스코)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일을 적게 하는 대신 그 일을 잘 끝내라.
진심어린 일은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꿈이 이루어지길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작게 시작한 일이 더 위대한 결과에 이른다.
소박한 일은 성스럽다.

매일매일 하나하나씩
네 비밀을 천천히 쌓아 올려라.
매일매일 너는 진실해질 것이며
하늘의 영광을 알게 되리라.

너무나 급하게만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특히 주님의 일이 아닌 세상의 일에만 급해서 정작 보고 신경 써야 할 하늘의 영광은 소홀히 했었던 것은 아닐까요?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는 성인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다시금 하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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