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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6 조회수920 추천수12 반대(0)

유클리드 기하학, 해석 기하학,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입니다. 인간의 이성은 세상을 이해 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거시세계는 물론, 미시세계도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하고,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능력으로는 우주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유전자를 파악했어도, 높은 건물을 지었어도, 우주선으로 지구를 벗어났어도 인간은 아직은 초라하고, 부족합니다. 수학, 물리, 경제라는 옷이 화려해 보여도 인간의 내면에 있는 불안과 근심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양심, 선함, 사랑, 나눔, 희생, 헌신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계산해 낼 수 없습니다. 인간의 불안, 근심, 시기, 질투, 분노, 원망을 물리적인 법칙으로 풀어낼 수 없습니다.

 

미분과 적분으로 계산을 할 수는 있지만 가치와 존재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는 색의 조합으로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끼는 사람만이 돌아온 탕자를 바라보고 감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의 분자식 ‘H2O'로 어떻게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예수님의 사랑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물리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지만 그것은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식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의 관점입니다. 하느님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물리의 법칙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사랑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좋아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 다르다.”

 

사랑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분은 결혼하고 몇 년 후에 남편께서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우연히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하고, 남편은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남편은 몸은 깨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깨어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짜증을 내는 그런 남편을 23년간 수발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남편만으로도 힘에 벅찬데 시어머니께서도 쓰러지셔서 한집에 2명의 중환자를 돌봐야하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도 10년 이상 돌봐드려야 했던 그 분은 왜 하느님께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하느님 원망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병중에 시어머니도 세례를 받아서 함께 묵주기도를 했지만 원망과 고통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 마지막으로 그분의 품에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하느님 품으로 가셨고 조금 숨을 돌리나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암에 걸려서 큰 수술을 했어야 했습니다. 남편 복도 없었고, 시어머니 복도 없었는데 자신까지 암에 걸렸으니 정말 하느님께 대한 원망이 컸다고 합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와서, 하느님께서 이렇게 많은 고통과 십자가를 주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 하신 말씀은 우리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도 우리의 물리법칙에 따라서는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의 관점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긴 겨울을 참아내며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신앙인들은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의 꽃을 피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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