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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6 조회수1,252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26일 사순 제5주간 목요일
 
Amen, amen, I say to you,
whoever keeps my word will never see death.
(Jn.8.51)
 
 
제1독서 창세 17,3-9
복음 요한 8,51-59
 

한 부부에게 오랫동안 기다리던 아기가 생겼습니다. 아내의 임신 소식에 남편은 너무나 기뻤지요. 그리고 이 아이를 정말로 잘 키울 것을 다짐하면서, 전보다도 더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아내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는 남편이 안쓰러울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는지 도저히 일어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배를 문지르며 아내는 이렇게 말했지요.

“아가, 아빠 사업 좀 잘 되게 해줘.”

이 말을 들은 남편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여보, 나 괜찮아. 그리고 아기한테 벌써부터 부담 주지 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담’이라는 말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시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해서 상대방에게 부담감을 계속해서 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는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하느님께도 부담감을 드리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청하고 있으니까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좋은 것 그리고 필요한 것을 주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청하고 있으니 얼마나 그 청이 부담되시겠습니까?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청할 때,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은 자명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입장이 아닌 내 입장만을 내세우기 때문이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유다인들은 감히 예수님을 향해 “마귀 들렸다”라고 말합니다. 마귀를 쫓아내시는 광경을 한 두 번 본 것도 아닐 텐데, 오히려 예수님이 마귀 들렸다고 말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입니까? 바로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다보니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는 극한 상황까지도 가게 됩니다.

정말로 큰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진실을 말해줘도 믿지 않고 심지어 돌을 던져 입막음까지 하려는 그들의 믿지 않는 마음에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길이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틀에 갇혀서 알아보지 못하는 그들의 완고함에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사랑의 실천보다는 율법의 준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그들의 무지에 얼마나 아쉬워 하셨을까요?

그런데 우리 역시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짙게 물들어 우리의 삶 안에서 활동하시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전혀 없이 그저 세상의 틀에서 판단하고 단죄하면서 스스로 정의를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바로 주님께 부담을 여전히 드리고 있는 우리라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로 사랑의 실천을 멈추지 않으셨던 주님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 사랑 실천의 모범을 보고 따르는 사람만이 분명히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슴이 원하는 삶을 살 때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진다(미겔 데 우나무노).


부담되는 삶을 살지 마세요.

 

비밀 결사대(‘좋은생각’ 중에서)

미국 어느 마을에 30여 년간 정체를 숨기고 이중생활을 한 아홉 명의 할머니가 있다. 1977년, 당시 20~40대였던 이들은 어느 날, 각자의 할머니를 추억했다. 없는 살림에도 딱한 사람을 위해 쌈짓돈을 건네고 정성껏 만든 음식을 이웃과 나누던 분이었다. ‘내 손자, 남의 손자 할 것 없이 보듬어 주던 할머니들이 아직도 있다면 세상은 더 따뜻할 텐데...’라고 생각한 그들은 ‘우리 동네 할머니’가 되어 주기로 결심했다.

우선 모임 이름을 ‘아홉 할매들’이라 짓고 식비와 세탁비를 아껴 돈을 모았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의 소식을 듣기 위해 어디서나 귀를 기울였다. ‘아홉 할매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알아내면 새벽 네 시에 회원 중 한 명의 주방으로 모여 음식을 만들었다. 전기가 끊긴 집의 전기세를 몰래 내주거나 미혼모의 아이에게 옷을 보내 주곤 했다. 그들은 늘 이런 메모를 남겼다.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30년간 성공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에게 위기가 왔으니, 바로 남편들이 행동을 수상히 여긴 것이다. 할 수 없이 할머니들이 사실을 털어놓자 남편들은 깜짝 놀라며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그날 이후 비밀 결사대의 규모는 두 배로 늘었다. 더욱이 인터넷을 통해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자 서로 자기 마을의 할머니가 되겠다는 지원자들이 곳곳에서 나왔다.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습니다.’라는 말이 크게 와 닿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라고 이웃을 선물로 주셨는데,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기보다는 내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이웃을 생각할 때가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굳은 믿음, 또 실제로 그 사실을 직접 느낄 수 있다면 세상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글을 읽으면서 그 곳은 다른 이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네요.

우리 모두 다른 이들의 비밀 결사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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