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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7 조회수1,043 추천수14 반대(0)

사랑하는 동창 신부님이 하느님 품으로 갔습니다. 1982년 처음으로 만났으니 33년 동안 친구로 지냈습니다. 사제가 된 후에는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친구는 운전을 참 좋아했습니다. 여행을 다닐 때면 저를 위해서 운전을 하곤 하였습니다. 운전을 좋아하던 친구가 하느님의 품으로도 먼저 가고 말았습니다.

 

김 수환 추기경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이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사목을 하였던 친구가 이제는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인생은 삶의 길이도 중요한 것이지만, 삶의 의미가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24년 동안 사제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살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첫 번째 사제인 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1821년에 태어나셨고 1846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사제서품은 1845년에 받으셨고 1846년에 순교하셨습니다. 26살에 순교하셨고, 사제생활은 1년 하셨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아주 젊은 나이에 순교를 하셨고, 사제생활도 아주 짧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분을 성인으로 공경하고 있으며, 한국의 수선탁덕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짧은 생이지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사제로 산다는 것은 세상에서 주님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깨끗하게 하고, 하느님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 절망 중에 있는 사람, 슬픔과 분노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된 것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원하지 않는 일들도 해야 하며, 조롱과 멸시를 당할 각오도 해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그와 같은 일을 하다가 조롱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탄식을 합니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속아 넘어가고 우리가 그보다 우세하여, 그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느님을 따르는 일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불편하기도 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거름이 되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양분을 찾아 올리는 뿌리가 되기보다는 화려한 꽃이 되기를 더 바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당했습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첫째가 되기 위해서는 꼴찌가 되라는 말, 회당에 앉을 때는 가장 낮은 자리에 앉으라는 말,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 나를 따르려거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말, 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 밀알 한 알은 땅에 떨어져 죽어야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말그분이 하신 말씀들은 현실의 삶에서는 실천하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 돌을 던지려 했던 것입니다.

 

저녁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명동의 거리는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합니다. 명동의 거리가 깨끗할 수 있었던 것은 새벽어둠에 나와 거리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절로 길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참된 신앙인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하는 자선, 희생, 선행은 힘이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하는 나눔, 사랑, 봉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만을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손, , 가슴이 되어야 합니다.

 

사제 조 진섭 요셉과 죽은 모든 이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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