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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화해의 피가 뿌려진 땅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8 조회수935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사순 제5주간 토요일


<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


  
복음: 요한 11,45-56






묵주의 성모


카라바죠(Caravaggio) 작, (1607), 빈 미술사 박물관



     < 화해의 피가 뿌려진 땅 >

 

한 소년이 여름방학이 되어 시골 외갓집에 누이동생과 함께 놀러갔습니다.

외갓집에 도착한 소년은 고무 새총을 가지고 돌로 날아다니는 새를 맞히려고 하였지만 아무것도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실망한 아이 앞에 할머니께서 아끼시는 오리가 오고 있었습니다. 장난삼아 제일 큰 돌을 꺼내어 새총에 넣어서 오리를 향하여 쏘았는데 머리에 맞더니 꽥 하는 비명을 남기고 죽었습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죽은 오리를 몰래 땅에 묻고는 집에 와서 두려움에 누이동생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고 할머니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굳게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동생은 자기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할머니께 오리 죽인 것을 이르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모두 오빠에게 시켰습니다.

마음이 괴로워서 견딜 수 없던 그 아이는 동생이 없을 때 할머니를 찾아가 울면서 모든 일을 고백하였더니, 할머니께서는 언제 네가 와서 용서를 구하는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용서를 구했으니 내가 용서를 해 주마. 아무 걱정하지 마라. 손자가 더 귀하지 오리가 더 중요하냐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습니다.

   

사람이 서로 잘못에 대한 상대의 탓을 하고 미워하게 된 원인은 바로 에 있었습니다. 그 죄의 탓을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해 댔습니다. 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에게 죗값을 지우는 것이 인간분열의 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죄를 짓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죗값을 누군가 치러주면 더 이상 남 탓을 하며 싸울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위의 예화에서 할머니가 오리가 죽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게 되면 이제 소년과 누이동생 간의 불화도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의 피가 필요한 이유인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하늘나라 백성의 평화와 화해와 일치로 하나 됨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나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떠나가 사는 민족들 사이에서 그들을 데려오고,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그들의 땅으로 데려가겠다. 그들을 그 땅에서, 이스라엘의 산악 지방에서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 그리하여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않고, 다시는 결코 두 왕국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늘나라에 미움이나 분열이 있을 수 없는 이유는 각자의 죄가 한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피로 속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누구의 탓을 할 필요가 없이 오로지 한 분이신 그리스도께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 곳이 하느님 나라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죄가 사해졌는데 누가 누구 탓을 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죄를 지닌 우리 각자를 한 민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죄를 속량해주시는 한 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피는 성령으로서 우리 안에 뿌려져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생명의 땅이 되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죄가 씻겨시는 것을 정결이라고 합니다. 마치 그리스도를 감쌌던 수위에 그분의 피와 모습이 새겨져 가장 귀한 보물이 된 것처럼 우리 각자도 그분의 피를 받아 죄가 사해지고 그분을 모시는 성전들이 되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죄의 부담을 벗어버렸기에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겸손한 그리스도를 모신 공동체가 됩니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이렇게 예언된 하느님나라의 성취를 오늘 복음에서 대사제 카야파는 이렇게 예언합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일본의 동지사 대학의 초대 총장인 니이지마죠의 이야기입니다. 한때 그 대학에 분규가 일어났습니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완전히 두 파로 나누어졌습니다. 어느 날 총장님은 교직원들과 전교생을 모았습니다. 총장님은 이번 분규의 총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엄숙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총장님은 팔을 걷어 올렸습니다. 굵은 벚꽃 나무 막대기로 자신의 팔을 계속 사정없이 세게 내려쳤습니다. 막대기는 꺾어지고 팔에는 피가 줄줄 흘렀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모두 총장이 피를 흘리고 있는 앞자리로 나와 엎드렸습니다. 모두 자기들이 잘못했다면서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로써 적대관계에 있던 사람들이 화해를 했습니다. 사람들은 온전히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피로서 죄가 용서받은 백성들은 누구도 판단할 수 없고 비판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른 이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 그리스도로부터 속죄의 피가 뿌려지지 않은 죽은 땅입니다. 아직은 하느님나라 백성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그 피의 의미를 아는 이에게만 양심에서 죄의 부담감을 덜어내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처지가 되게 됩니다. 마치 용서를 받은 간음한 여인처럼 누구도 파난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을 때 진정한 용서를 받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죄가 씻겼다는 증거는 바로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우리의 처지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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