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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저는 아니겠지요? / 반영억라파엘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1 조회수1,368 추천수15 반대(0) 신고




성주간 수요일




<사람의 아들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14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15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16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17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 하십니다.’ 하여라.”

1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0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셨다.

21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22 그러자 그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하였다.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

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24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25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하고 대답하셨다.

+ 마태오 26,14-25






저는 아니겠지요?

 



미국에서 교포사목을 할 때의 일입니다. 행려자 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젊은이였는데 분명 아침미사참례를 한 사람이었습니다. 밤10시가 다 되었는데 배가 고프다고 하니 돌려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늦은 저녁을 먹으려고 준비하던 때라 사제관으로 들어오라고 하였습니다. 어설프게 준비한 파스타를 먹으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본인을 이탈리아사람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종이를 달라고 하여 그림을 그리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어설프게 알아듣는 저를 보고 얼마나 답답하였을까? 음식을 챙겨 주었지만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이제 사제관에서 재워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였습니다. 결국 담요 한 장을 챙겨 내보내고는 미처 여관비도 주지 못한 후회스러움 속에 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부끄러운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아침미사 봉헌을 위해 제단에 올랐는데 그가 담요를 둘둘 말아 가지고 성당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어디서 밤을 지새웠을까? 행려자로 오신 주님을 외면하고 봉헌하는 미사에 가슴이 저며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에 앞서서 제자들에게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마태26,21)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마태26,22) 하고 말하였습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마태26,25)하셨습니다. 일상을 살아오면서 오늘도 여전히 주님의 뜻을 외면하면서도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말합니다. 밥 한 끼 주고서는 할 일을 다 한양 저는 사랑을 베풀었지요? 하고 말합니다. 아직도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는 소리는 살아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세례성사를 받을 때 약속한 것들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혼인계약으로 새 가정을 시작하면서 다짐한 약속들, 부모와 자녀, 이웃과의 신의를 지키지 못하면서도 유다를 쉽게 비난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천상을 갈망하면서도 세상의 애착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입니다.




주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물을 때 아니 너 맞아라는 답변을 들을까 두렵다고 고백한 한상봉씨의 말씀이 크게 들려옵니다.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오늘입니다. 자녀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2,15-17) 죽은 믿음을 살리는 부활을 희망합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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