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참된 제자직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성주간 수요일(2015년 04월 01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1 조회수947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나는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4-9ㄴ

복음

<사람의 아들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6,14-25

 

 

성주간 수요일(2015년 04월 01일) 참된 제자직

 

이제 내일 목요일 저녁부터 한 해 가운데 가장 위대한 날들이 시작됩니다. 파스카 성삼일입니다. 성목요일 주님만찬미사부터 부활대축일까지입니다. 이 날들을 보내면서 우리는 갈등, 배신, 체포, 고문, 사형선고, 십자가 죽음, 무덤에 안장..., 부활이라는 드라마틱한 사건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성삼일에 들어가기 직전 우리는 오늘 제자직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제자들은 근심에 싸여 예수님께 묻습니다. 이 물음은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제자 직분은 한 마디로 스승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스승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의탁이 제자들의 바탕을 이룹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은 정화되어야 합니다. 맑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참 제자가 됩니다. 사실 제자의 길은 멀고 험합니다. 끊임없는 혼탁과 정화의 여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전 서른 닢으로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가리옷만 배신한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를 위시한 다른 제자들 역시 제자로서의 자리를 포기했습니다. 열 둘 모두 혼탁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들 안중에는 스승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커다란 걸림돌이었습니다. 여지없이 모두 걸려넘어졌습니다. 인간적인 의지로 따라나섰던 제자의 길은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제자들의 이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나약한 우리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하며 호언장담하며 주님을 따르겠다고 약속하지만, 조그만 유혹이나 어려움이 닥치면 무너지고 맙니다.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만 생각합니다.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자 전전긍긍합니다.

 

우리를 상징하는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고 성령을 받으면서 참다운 제자로 변모했습니다. 성령의 선물을 받으면서 하느님의 힘으로 무장했던 것입니다. 인간적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이 참다운 제자로 만듭니다. 사실 제자직무는 은혜입니다. 우리가 하는 그 무엇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저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 안에 성령께서 현존하십니다. 성령의 힘에 의탁합시다. 인간의 영이 아닌 하느님의 영에 우리 자신을 맙깁시다. 그러면 십자가를 안을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나를 살리는 구원의 표지가 됩니다.

 

“오소서 성령이시여, 나를 주님을 따르는 참된 제자가 되게 하소서. 설령 주님을 배반했을지라도 다시 따를 수 있는 용기를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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