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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2 조회수1,405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4월 2일 주님 만찬 성 목요일
 
Master, are you going to wash my feet?"
If I, therefore, the master and teacher, have washed your feet,
you ought to wash one another's feet.
I have given you a model to follow,
(Jn,13,6,14)
 
 
제1독서 탈출 12,1-8.11-14
제2독서 1코린 11,23-26
복음 요한 13,1-15
 

톨스토이가 여행을 하다가 한 여관에 들러 하룻밤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관주인의 아픈 어린 딸이 톨스토이의 빨간 가방을 달라고 울며 조르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난감했습니다. 이 가방 안에 중요한 짐이 있어서 줄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소녀에게 가방을 갖다 주리라 생각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며칠 후 톨스토이는 가방을 주기 위해 여관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가방을 건네 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이미 죽어 묘지에 묻힌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아이의 무덤에 비석을 세우면서, 그 비석에 이런 글을 새겨주었다고 합니다.

‘사랑을 미루지 말라.’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뒤로 미룰 때가 많습니다. 여유가 되고, 시간이 될 때에 큰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런 마음은 결국 후회로 내게 찾아옵니다. ‘그때 사랑을 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 말이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우선 발을 씻어 주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이유를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겉옷을 벗으시지요. 이는 영광스러운 말씀의 지위를 내려놓음을 상징합니다. 그 뒤에 종이 주인에게 하듯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는 발만 아니라 몸 전체를 씻어 주신 것이며, 이로써 그들의 몸이 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기 전에 발을 씻는 예식을 먼저 행하셨다는 것입니다. 식사를 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겸손의 삶, 사랑의 삶이라는 것이지요.

또 한 가지는 발은 한번 씻으면 그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한번 씻었다고 그 뒤로 계속해서 깨끗한 상태가 될 수 없습니다. 그 깨끗한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더러울 때마다 씻어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직접 세우신 성사를 통해 우리의 더러운 상태를 계속 씻어 주십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다른 이들을 계속된 용서와 사랑으로 깨끗이 씻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한없는 겸손을 보여주신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이제 우리 역시 우선적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세상이 깨끗해지고,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가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없다. 수많은 실이 우리와 동포를 잇고 있다(헨리 멜빌).


최후의 만찬.

 

명품의 삶

흑산도 홍어는 매우 유명합니다. 군산과 인천 연안에도 홍어는 잡히지만, 다른 곳의 홍어와 달리 흑산도의 것을 제일로 알아주지요. 왜 그럴까요? 마케팅을 잘 해서일까요? 단지 느낌의 차이일까요? 아닙니다. 실제로 흑산도 홍어를 씹으면 입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차지고 맛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흑산도 연안의 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즉, 흑산도의 거센 파도에 맞서느라 생긴 근육 때문에 명품 홍어가 된 것입니다.

명품인 흑산도 홍어를 생각하면서 내 자신은 과연 명품일까를 떠올려 봅니다. 최고의 ‘나’로 쓰시려고 만드신 하느님의 마음을 잘 따르고 있었을까요? 어렵고 힘든 순간에는 불평불만으로 일관했었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에는 하느님을 잊고 자신의 능력으로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의 ‘나’라면 과연 명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명품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편하고 쉬운 것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삶을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뜻인 ‘명품 나’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명품 흑산도 홍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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