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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목요일 주님만찬미사(2015년 04월 02일)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도다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2 조회수1,278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목요일 주님만찬미사(2015년 04월 02일)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도다

 

오늘 저녁 주님은 당신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거행하십니다. 주님은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요한 13,1)하셨습니다. 그들과 마지막으로 음식을 나눕니다. 제자들에게 누룩없는 빵을 주시며 “내 몸이다”, 포도주 잔을 주시며 “내 피이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십자가에서 당신 몸과 피를 몽땅 내어주셨습니다. 이러한 내어주심을 상징적 행위로 보여주신 것이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손수 닦아주시는 세족례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것도 모른 채 빵과 포도주를 받았고 발을 주님께 내어주었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주님이 부활하시고 성령을 받은 후에야 주님이 하신 것들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목숨을 내어줌은 사랑의 내어줌, 사랑의 선물, 사랑의 자기희생인 것임을 알게 됩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고 예수님이 명하신 그대로 오늘 미사에서도 빵과 포도주를 나누면서 주님의 몸과 피와 우리가 하나가 되고 사제는 발을 닦아줍니다. 오늘 미사에서 우리는 그 사랑의 나눔에 흠뻑 취합니다. 우리를 당신 목숨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에 목숨을 아낌없이 내어놓으신 주님과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주님의 사랑에 하나가 된 우리는 사랑의 나눔을 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목숨을 내어놓게 만듭니다. 사랑을 위해서 헌신하게 우리를 재촉합니다. 여기서 세월호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절규를 듣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일치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들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갑자기 보상금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매도합니다. 돈으로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사랑 자체인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 죽음의 못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아직도 진상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돈 이야기로 도배하면서 부모들의 희망을 난도질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한 명에 몇 ‘억’하는 소리에 억장이 무너져내립니다.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 곧 투명한 진상 조사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세월호 인양을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부활 대축일 다음날 엠마오 산보를 진도 팽목항으로 갑니다. 전국에서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모여 함께 미사를 거행하고 세월호에서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지금도 고통 중에 부르짖는 유가족들을 위로합니다. 이것이 사랑의 나눔입니다.

 

오늘 미사 세족례 때 노래할 것입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도다.”(Ubi caritas et amor, ubi caritas Deus ibi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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