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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유래와 의미(10월 7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08 조회수2,828 추천수0

[전례 주년과 성모 공경]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유래와 의미(10월 7일)

 

 

상반기에 가장 좋은 달(시절)을 5월 ‘성모 성월’이라 한다면, 하반기에 가장 좋은 달(시절)은 10월 ‘묵주기도 성월’(예전 ‘로사리오 성월’)이라 할 것이다. 묵주기도의 성월은 개인과 가정 성화, 인류 구원과 세계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더 열심히 바치도록 권고된 달이며, 특히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은 묵주기도 성월의 중심이라 할 것이다.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의 유래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은 교황 비오 5세가 묵주기도로 승리를 거둔 1571년 ‘레판토 해전’의 날(10월 7일)을 기념하여 축일로 제정하였는데, 그 후 1883년 발표한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수프레미 아포스톨라투스’(Supremi Apostolatus)에 의해 10월이 묵주기도 성월로 설정되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쟁인 ‘레판토 해전’과 묵주기도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연전연승을 거듭해 온 터키군은 1571년, 로마를 점령하고 가톨릭을 지상에서 말살시키려고 대 함대를 몰고 이탈리아로 쳐들어왔다. 위기에 몰린 교황 비오 5세는 제후들에게 원조를 청했으나 겨우 하나의 소함대를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 적의 절반도 못 되는 병력으로 맞서 싸워야 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교황은 온 가톨릭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할 것을 호소하였다. 교황은 로마에서 성직자, 신자들과 뜻을 합하여 열심히 묵주기도를 바쳤고, 함대에 있는 장병들도 교황의 호소에 따라 전심으로 묵주기도를 바쳤다.

 

1571년 10월 7일, 최초의 해전에서 가톨릭의 수 척의 군함은 이미 격침되었고 다시는 싸울 희망조차 없이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전황이 우세하게 되어 마침내 이슬람의 함대를 전부 격퇴시켰다. 당시 신자들과 교회는 그때 거둔 승리가 묵주기도를 바침으로써 성모님이 도와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묵주기도가 이와 같은 대승리를 가져오게 했고 유럽 전체의 천주교 신앙을 구해준 것이라 믿었다.

 

이 승보에 접한 전 로마 시민들은 기뻐 환호하였고, 방방곡곡에서 성모님께 대한 감사의 예식이 거행되었다. 그때부터 성모 호칭 기도에 “지극히 거룩한 로사리오의 모후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는 기도문이 삽입되었고, 1572년 비오 5세 교황은 10월 7일을 ‘승리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제정하였다. 바오로 6세 교황은 1967년 터키를 방문하여, 레판토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탈취한 회교도의 국기를 되돌려 주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기념하는 대상은 ‘평화의 신비를 낳으신’ 그리스도이심을 선언하였다.

 

 

묵주기도의 기원

 

우리가 바치는 묵주기도의 기원은 초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기도 대신 장미 꽃다발을 바치기도 했으며, 순교자들에게는 장미관을 씌어드리기도 하였다. 묵주기도의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으나 초세기의 은수자들이 죽은 이들을 위하여 시편을 외우면서 작은 돌멩이나 곡식의 낟알을 굴리면서 기도의 횟수를 세는 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로사리오(Rosario)는 ‘장미 꽃다발’ 혹은 ‘장미 화환’을 뜻하며, ‘로사리오 기도’란 ‘장미 꽃다발 기도’를, 묵주 알 하나는 장미 한 송이를 의미한다. 장미 한 다발, 묵주의 기도는 복음서의 요약이자 인류 구원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 교회의 신비, 그리고 마리아의 신비를 요약, 함축하고 있다. 환희, 고통, 영광의 15단 묵주의 기도가 자리 잡게 된 것은 15세기 말경이며, 오늘날과 같은 묵주의 기도는 ‘묵주의 기도의 교황’이라 불리는 비오 5세에 의해 1569년에 만들어졌다.

 

묵주의 기도는 1830년 이후 세계 각처에서 발현하신 성모 마리아께서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시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1830년 파리에서, 1858년 루르드에서,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할 때마다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도록 간곡히 당부하셨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을 통해 “묵주의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며, 그리스도께 대한 끊임없는 찬미이고 순수한 기도”(46항)이라고 정의한다. 그 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2년 10월 16일에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Rosarium Virginis Mariae)를 발표하고, 2002년 10월부터 2003년 10월까지를 ‘묵주기도의 해’로 선포하여 특별히 이 기간에 묵주기도를 더욱 자주 바쳐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자신의 재위 24주년인 이날 발표한 교서에서 묵주기도를 ‘복음의 요약’이라고 부르면서 묵주기도가 그리스도 생애의 신비를 관상할 수 있는 탁월한 수단이며 평화와 가정을 위한 강력한 기도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묵주기도에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의 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가하고, 빛의 신비를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사이에 바쳐 달라고 당부했다. ‘빛의 신비’는 예수님 공생활의 핵심 신비들에 대한 묵상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대해 빛을 비추어 깊은 이해와 감사에로 이끌어 준다.

 

이렇게 역대 교황들은 묵주의 기도의 중요성과 함께 묵주의 기도의 은총을 계속 강조해 오고 있다. 교황 비오 10세는 “묵주의 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는 없다.”면서 묵주의 기도를 매일 정성스럽게 바치라고 유언했다.

 

 

묵주기도는 인생의 시련 중에 인내와 희망 잃지 않도록 도와줘

 

묵주의 기도를 통해 묵상하게 되는 예수의 탄생(환희), 죽음(고통), 부활(영광)의 신비는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쁨 뒤에 고통이 찾아오고 그 고통 뒤에 영광이 찾아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바로 여기에 묵주의 기도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묵주의 기도는 환희, 고통, 영광이라는 이 ‘삼각 순환고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인생의 시련 중에 인내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묵주의 기도를 드리면서 성모님과 함께 기뻐하고,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수난에 일치하며,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은총을 충만히 얻도록 하자. 그것이 묵주기도의 본질적 목적이며, 여타의 개인적 지향은 성모님께 의탁하며 맡겨드려야 할 것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0월호,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광주대교구 대치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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