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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은혜로운 부활의 첫 새벽에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5 조회수744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은혜로운 부활의 첫 새벽에


 

참으로 은혜로운 부활의 첫 새벽입니다. 공포의 대상, 미지의 대륙이었던 죽음이 예수님의 발 아래 완전히 정복된 은총의 아침입니다. “나는 더 이상 여기 무덤에 있지 않다. 나는 정녕 되살아났다.”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주님 음성에 세상만물이 용약하는 축복의 아침입니다.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까지 처참한 십자가의 길에서도 끝까지 세상에 굴복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모습에서 부활신앙의 진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죽음의 골짜기로 내려 가시면서도 만왕의 왕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떻게 매순간 부활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 정답이 나옵니다.


 

고통의 바다인 이 세상을 건너가면서 예수님처럼 우리도 고귀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면 그것이 곧 부활의 삶입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다가오는 크고 작은 십자가 앞에서도 세상에 굴하지 않고 미소와 여유를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곧 부활의 삶입니다.


 

임종을 목전에 두고서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던 환우, 오히려 저를 위해 기도하고 저를 위로하던 한 환우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사형입니다!”라는 판결문이 울려 퍼지자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외친 한 순교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들은 참된 부활 신앙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이제 더 이상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건너가는 관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이제 이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 지나가면 이 세상보다 훨씬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 완전하고 충만한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이 예수님 부활로 입증되었습니다.


예수님 빈 무덤 사건,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교 역사와 신앙 안에서 큰 획은 긋는 중요한 대사건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그냥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의 시신으로 그냥 무덤 안에 남아계셨더라면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무의미합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창시자의 무덤에 대한 의미 부여가 대단합니다. 작은 조각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회당이나 법당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교는 창시자 예수님의 무덤이 이제 더 이상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잠시 빌리셨던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 소유의 무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바로 빈 무덤입니다. 빈 무덤은 바로 예수님의 진정한 부활을 의미합니다. 빈 무덤은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만왕의 왕임을 드러내는 확증입니다. 빈 무덤은 참으로 그분께서 부활하셨음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표지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의 빈 무덤 앞에서 슬퍼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빈 무덤을 통해 드러난 예수님의 부활을 만천하에 알리는 부활의 사도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죽음을 이겨냈음을, 예수님의 겸손과 순명이 죽음의 세력조차 물리쳤음을 온 세상에 선포하는 일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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