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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6 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내 삶의 갈릴래아에서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5 조회수1,295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내 월, 마태 28,8-15(15.4.6)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마태 28,10)



Resurrection day Jesus had appeared to Mary

 

 

                   


 내 삶의 갈릴래아에서  

 

우리는 성대한 전례로 부활의 신비를 거행하였다. 그러나 신앙의 핵심인 부활의 기쁨이 내 안에서부터 샘솟고 있는가? 어디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뵈올 수 있을까? 유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여 예수님을 제거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해왔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영원한 생명과 진리 앞에 그들의 사악한 계략은 늘 패배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대사제들은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을 많은 돈으로 매수하여 그들이 잠든 사이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분의 시신을 꺼내 갔다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사주를 받는다.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부활의 기쁨을 선포하는 것과는 달리 그분의 반대자들은 부활을 숨기려고 그렇게 몸부림친다. 나자렛에서 갈릴래아로,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어진 적대자들의 거짓과 반생명적 술수가 멈추질 않고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인간적인 음모나 조작에 의해 감출 수는 일이 아니다. 부활의 신비를 깊이 체험한 베드로 사도는 오순절 설교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성경의 예언들을 이루시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부활시키셨음을 증언한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찾기도 전에 ‘먼저’ 우리를 찾아오신다.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28,8)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자 그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큰 기쁨을 맛보았다. 그런데 예수께서 그들에게 마주 오시면서 “평안하냐?”(28,9) 하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부활하신 구세주의 입에서 나온 위대한 부활의 메시지이다.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맞아들이며 “여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했다.”(28,9ㄴ) 우리는 인생 여정에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 어떤 악의 세력과 폭력, 반생명적 움직임에 의해서도 결코 죽으실 수 없는 분이심을 믿기만 한다면 마음에 평화를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인 여인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신다. “...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28,1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의 ‘형제들’이라고 하셨고(12,49-50), 종말 심판관이신 사람의 아들은 지극히 미천한 이들을 당신의 ‘형제들’이라고 하셨다(25,40).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체포되신 순간 도망쳤던 제자들을 당신의 ‘형제들’이라고 하시면서 그들을 갈릴래아로 부르신다. 제자들은 이제 갈릴래아로 가서 형제적 유대관계를 회복할 것이며 예수님과 완전히 일치하게 될 것이다. 부활의 기쁨을 살려면 어떤 삶을 살고 무엇을 하느냐에 앞서 나 자신이 바로 결코 죽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형제'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이제 다시 갈릴래아, 곧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체험하고서, 그분의 말씀과 행적이 배어있는 삶의 원점인 갈릴래아에서 만나게 된다. 자신들의 몰이해와 무지, 연약한 믿음 때문에 눈이 어두워져 역사의 예수님을 뵙지 못했던 갈릴래아에서 그분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예수님의 철저한 자기비허인 죽음에 의해 변화되는 나의 삶의 현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구름 속의 거짓 신비나 그럴싸한 수식어로 포장된 영성주의나 감상적 흥분 속에 계시지 않는다. 갈릴래아, 곧 예수님의 사랑의 말씀과 행적이 선포되는 곳이자 나의 인간적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상의 삶 한복판에서 그분을 만나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다시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로 되돌아와 시작하는 삶이다.

갈릴래아에서 골고타로, 그리고 골고타에서 갈릴래아로 향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의 순례길은 그분이 당하셨듯이 바리사이들과 충돌하게 된다. 예수님의 부활은 제 3자인 경비병들에 의해서도 증명되었는데,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위선과 거짓에 휘말려 부활의 선물을 거부하고 있다. 부활한 신앙인의 삶은 반대와 시련과 고통이 따르는 삶이다. 예수님의 부활의 신비를 일상의 삶 안에서 살아내려면 매순간 갖가지 형태로 다가오는 캄캄하고 두려운 죽음의 순간과 대면해야만 한다. 우리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을 추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일상의 순간마다 죽음의 문화, 반 생명 현상 가운데에서도 결코 죽임을 당하실 수 없는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따라야 할 것이다. 내 삶의 갈릴래아에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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