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6 조회수810 추천수11 반대(0)

신학교에서 성주간 피정을 하였습니다. 신학교는 제가 먹고, 기도하고, 공부한 못자리입니다. 신학교에서의 피정은 다른 곳에서의 피정과 달리 그리움과 편안함이 함께 있어서 좋습니다. 늘 그렇지만 과거로 돌아간다면 좀 더 기도하고, 공부하였을 것 같습니다.

 

이번 피정 중에 신부님들의 강론을 들었습니다. 매일 강론을 하던 제가 강론을 들으니 새로웠습니다. 신부님들의 말씀은 봄날의 햇볕처럼 제 마음을 따뜻하게 비추었습니다. 한 신부님께서 예수님의 극진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분은 똑똑하고, 유능한 율법학자를 바라보지 않고 무식하고 능력 없는 어부들을 바라보셨습니다. 그분은 내세울 것이 많은 사람을 바라보지 않고 기도할 때조차도 죄인임을 고백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셨습니다. 그분은 건강하고, 잘 살며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바라보지 않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바라보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사랑을 닮은 모습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아이에게 내 주면서도 행복해 하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냄새나는 기저귀를 갈면서도 엄마는 환하게 웃습니다. 자신의 배설물조차도 치우지 못하는 무력한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눈빛입니다.’ 강론이 한 폭의 그림처럼 제게 선명하게 다가 왔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종교적으로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입니다. 육체라는 껍질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에로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 역시 죽음이 끝이 아님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죽음은 생명활동이 멈추는 것입니다. 더 이상 생존과 번식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죽음은 살아 있는 것들과의 단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이별이고, 슬픔이며, 고독한 것입니다.

인문학적으로 죽음은 새로운 시대로 넘어감입니다. 절대주의는 상대주의로, 상대주의는 회의주로 넘어갑니다. 고전은 낭만으로, 낭만은 인상으로 넘어갑니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넘어갑니다.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코, 로코코, 현대 건축으로 넘어갑니다. 같은 죽음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침묵의 열매는 기도입니다. 기도의 열매는 믿음입니다. 믿음의 열매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열매는 봉사입니다. 그리고 봉사의 열매는 평화입니다.” 달리 말하면 침묵하지 않으면 기도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믿음을 얻지 못합니다. 믿음이 없으면 사랑의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사랑이 없는 봉사는 진정한 봉사가 아닙니다. 평화는 이웃을 위한 봉사에서 시작합니다.

 

평화를 얻고 싶으시다면 봉사하십시오. 봉사의 기쁨을 알고 싶으면 사랑하십시오. 사랑하려면 하느님을 믿고 이웃을 믿어야 합니다. 사랑은 기도의 샘물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도하고 싶으십니까? 침묵의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오늘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아쉽고, 야속하고, 화가 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믿었던 제자들이 자신을 배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건네십니다. ‘평안하냐!’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었습니다. 걱정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서 변화된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내 앞에 모시어, 그분께서 내 오른쪽에 계시니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뻐하고 내 혀는 즐거워하였다. 내 육신마저 희망 속에 살리라.’

 

우리는 주님의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슬픔을 다 떨쳐버리고, 주님께서 오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듯이 우리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한 주간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편안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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