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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은 우리의 진정한 별이요, 나침반입니다.|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강론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6 조회수813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겨울연가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찬미예수님

 

 

 

성지는 오고 싶다고 해서 다 오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땅은 거룩하게 살고 있는 사람만이 올 수 있는데

 

우리는 너나 나나 다 죄인입니다.

 

 

죄 중에 사는 인간이 올 수 있는 방법은 하나, 그분께서 불러주시면 오는 겁니다.

 

 

이 성지에 부르셔서 뭔가 주실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

 

그분께서 나에게 하시는 분별의 말씀을 듣고

 

올 한 해 동안 내 삶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이 성지에 오기 전에는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 내 악습 때문에

 

하느님 보시기에 예쁜 얼굴이 아닐지 몰라도

 

이 성지를 떠날 때는 악마가 쏘는 불화살을 막아낼 수 있는 갑옷을 입혀서

 

내가 온 그 자리로 되돌려 보낸다는 것을 믿도록 합시다.

 

 

 

새해 첫 달, 은총의 밤에

 

여러분들은 선택받아서 오셨기 때문에 축하드립니다.

 

 

 

제가 여러 해 동안 수인(囚人)사목을 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사형장에 입회한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가톨릭 신자들을 입회할 때도 많았지만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죽는 순간도 입회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신자가 아닌 사형수가 죽기 한 5분 전에

 

“형제여, 영원히 불붙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두렵습니까?

 

그동안 사람 죽인 것, 가슴 깊이 회개하십시오.”

 

제가 눈물을 흘리며 회개를 권했지만 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신부, 관두시오. 나 몇 분 후에는 당신 우두머리랑 만날 것이요.”

 

결국에 그는 교수형에 처해졌는데 죽은 후의 그 모습은

 

너무나 비참한 마귀의 얼굴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여기서 하느님 직접 만나실테니까 제 강론이 필요 없겠지요?

 

그래도 할까요?

 

 

 

새해 첫 주일, 오늘 여러분들은 주님 공현대축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이곳 배티에 사시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미국, 일본, 브라질......

 

세계 지도에 나와 있지도 않은 이 작은 동네, 여기가 어디길래~

 

저는 여러분을 보면서 그 수천리 길을 산 넘고 물 건너~

 

주님께 드릴 선물을 가지고 왔던 동방박사가 바로 여러분들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모두 주님의 사랑 안에서 福 많이 받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이란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잘 먹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지만

 

‘야훼이레’ 라고 하는 말 안에 우리 믿는 이들의 복이 들어 있다고 봅니다.

 

 

 

올 한 해 힘들고 어려워도 십자가 안에 감추어 계신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는 것이 복이요~

 

외롭고 힘들 때도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복이요~

 

믿었던 사람에게 처절한 보복을 당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나대신 알맞은 심판을 해 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안에 있는 평화를 잃지 않는 것이 믿는 이들의 복입니다.

 

이것이 바로 야훼이레입니다.

 

 

 

예수님은 은총 자체이시고 복 자체이십니다.

 

모든 복이 예수님에게서 옵니다.

 

 

인간적으로 예수님이 받으신 복은 무얼까?

 

마구간에서 태어나고, 가난한 목수의 가정에서 성장해서

 

고달프고, 위험하고, 외로운 전도생활을 하시다가

 

마침내는 억울하게 십자가형에 처형된 그 고달픈 생애가 어찌 복이겠는가!

 

 

 

은총을 가득히 받았다고 하는 성모님의 받은 복이 무업니까?

 

바람 하나 막을 데 없는 마구간에서 아들을 낳으셨고

 

남편 요셉이 일찍 세상을 떠나서 의지할 곳이라고는

 

외아들 예수하나 밖에 없었는데 그 아들마저 나이 삼십이 되니까

 

집을 나가서 방랑선생 노릇을 하고 있으니

 

이 어찌 복이 있는 여인의 모습이었겠습니까?

 

나중에는 죽어가는 아들을 품에 안아야 했습니다.

 

시므온의 예언대로 가슴에 칼이 박히는 듯한 고통을 받은

 

성모님이 어찌 복이 있는 여인이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성모님을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라고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은 지지리 고생을 하셨기 때문에 산상설교에서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고, 우는 사람이 행복하고,

 

지금 박해받는 사람이 행복하다 하셨는가!

 

 

 

우리 신자들의 복이라고 하는 것은

 

예수님의 삶과 성모님의 삶을 볼 때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차원의 복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삶이 고달프고 힘이 들어도

 

그것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면 복이 됨을 믿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이 손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셨다는 주님공현대축일입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예수님을 수 천 년 동안 기다린 것은 유다인데

 

그 메시아가 찾아와서 실제로 만난 것은 이방인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오히려 하느님을 배척했습니다.

 

하느님의 판단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습니다.

 

인간은 자기 재주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숨겨진 상태에서 오시기 때문에 우리는 몰라볼 때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보다도 덜 가지고, 나보다도 건강하지 않은 그 상태에서도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자매가 예비자 교리 반에 나오는데 시어머니와 남편이

 

쌍지팡이를 짚고 반대를 했습니다.

 

“우리는 대대로 불교집안인데 네가 미쳤구나! 무슨 예수를 믿어?”

 

그 자매는 갈등과 분심 중에도 기를 쓰고 교리반에 나왔습니다.

 

그때 시아버지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시아버지를 지극정성 사랑으로

 

간호해서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을 뜨게 해드렸습니다.

 

그것을 6개월 동안 지켜보던 남편과 시어머니가 깊은 감동을 받아서

 

개종을 했다고 합니다.

 

 

 

믿음 생활하는 데는 많은 장애가 따릅니다.

 

우리 신자들은 자그마한 장애와 조건에도 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시련이 와도 핑계를 대면서 신앙을 가차 없이 던지려고 합니다.

 

 

 

오늘 박사들은 무려 1200킬로가 넘는 먼 거리를 온갖 위험을 무릎 쓰고

 

가장 귀중한 선물로 아기예수님을 경배하였지만 헤로데는 달랐습니다.

 

 

동방의 세 박사에게나 헤로데에게나

 

똑같은 모양으로 똑같은 빛을 보여주셨지만

 

헤로데는 그 메시아를 죽이려고 했고, 동방박사들은 경배했습니다.

 

 

똑같은 별을 보았지만 생각과 행동의 차이는 큽니다.

 

똑같은 강론을 듣지만 생각과 행동이 다릅니다.

 

똑같은 성서를 읽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치유가 되지만

 

어느 누구는 잠자는 베개 대용이 됩니다.

 

똑같은 체험을 하여도 어떤 이들은 욕심과 교만이 앞서지만

 

어떤 이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변화가 됩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공현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우리 신앙을 동방박사들의 삶을 통해서 몇 가지 점검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별을 보고 그리스도를 찾아 나선 세 왕처럼

 

그리스도와 더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던가!

 

매일매일 매시간 마다 주님을 첫 자리에 두고 살았는가!

 

 

 

저는 신학교 때 한센씨 병에 걸린 사람들과 함께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가보면 손발이 떨어져 나간 이가 그 공소까지 기어서 옵니다.

 

묵주 알을 굴릴 손가락이 없어서 팔꿈치에 고무줄로 나무막대기를 묶어서

 

바닥에 엎드려 묵주를 굴립니다.

 

일그러진 손으로 성서 책을 넘깁니다.

 

 

 

꽃동네 입구에 보면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고 했지만 그 표현만으로는 우리 신자에게 약합니다,

 

 

내가 내 손으로 묵주 알을 굴릴 수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요~

 

내 두 다리로 성당 문턱을 넘어설 수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요~

 

내가 내 두 다리로 성지를 찾아올 수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을 늘 첫째 자리에 두고, 내 안에 하느님의 별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습니다.

 

 

 

주님의 공현대축일 첫 번째 교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예수님의 별이 내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 별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서

 

아무리 세상이 나를 유혹해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 교훈은 세 왕은 온갖 고생 끝에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온각 어려움과 괴로움을 디디고 일어서면서 용감히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버리거나 남에게 주려고 하지 마십시오.

 

 

 

세 번째 교훈은 세 왕은 예수님께 참으로 기쁘게 선물을 드렸습니다.

 

눈에 보이는 예물과, 눈에 보이지 않는 착한 행위를

 

우리는 주님께 정성껏 바치고 살아야 합니다.

 

 

 

교무금, 건축금을 낼 때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드렸는가!

 

육신을 가지고 봉사할 때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드렸는가!

 

아니면 자기체면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드리지는 않았는가!

 

동방의 세 왕들은 그 귀한 선물을 기쁘게 드렸다고 나왔습니다.

 

 

 

네 번째 교훈은 예수님을 만나고 난 후 세 왕은

 

악인 헤로데에게 가지 않고 선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말씀과 성체를 통해서

 

미사 때마다, 예수님을 만날 때마다

 

과거의 자신을 청산하고 점점 선의 길로 가야됩니다.

 

 

 

일주일 동안 시궁창에 빠져 살았다 해도

 

주일날 겸손하게 성사를 보고, 말씀과 성체로 영적인 무장을 해서

 

성당 문을 열고 나갈 때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선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새해가 온다고 누구나 다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아닐 겁니다.

 

헌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새해가 백번 돌아와도

 

그 사람에게는 여전히 새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진정한 별이요, 나침반입니다.

 

자주 그 분을 바라보면서 은혜로써 새해를 걸어가도록 애쓰도록 합시다.

 

오늘 새해 첫 토요일, 이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아멘

 

 

 

 

느티나무신부님(2012. 01. 08 주님공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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