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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7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부르고 찾는 사랑의 통교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06 조회수1,037 추천수5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내 화, 요한 20,11-18(15.4.7)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요한 20,16)


The appearance to Mary of Magdala

 

 

                   


 부르고 찾는 사랑의 통교  

 

현대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강력한 전자파와 소음 속에 살아간다. 하여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서로를 살리는 애정깊은 창조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때가 너무도 많다. 부활은 서로를 살리는 부르고 찾음의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요한복음의 오늘 이 대목은 유대인들이 반대하고 의심했던 것에 대한 대답이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죽으셨을 뿐 아니라 시신까지 도둑질 당했다고 생각하여 무덤 밖에서 울고 있었다. 원문의 동사는 반과거형으로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녀는 눈물 때문에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20) 그녀는 아직 이 말씀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

무덤 속의 두 천사가 마리아에게 “왜 우느냐?”(20,13)라고 물음으로써 예수님과의 만남을 준비시킨다. 마리아는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20,13)라고 대답하고 나서 ‘뒤를 돌아다보았다.’(20,14) 예수님께서 거기 서 있었으나 그녀는 알아보지 못했다. 여기서 <돌아보는 행위>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절박성, 곧 이제 모든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다는 것을 나타낸다. 예수님을 동산지기로 오인하는 것은 그분의 부활이 인간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보여준다.

이제 예수님 친히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20,15) 하고 마리아에게 묻는다. 천사의 질문에 이어진 예수님의 질문을 마리아의 눈물을 정화시켜 부활의 신비에 눈뜨도록 하기 위한 사랑의 부름이었다. 마리아는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20,15) 하고 말하였다. 마리아는 여전히 당황스러워하고 불안 속에서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마리아야!”(20,16) 하고 부르시자 그녀는 ‘돌아서서’ 예수께 히브리어로 “라뿌니!”(스승님) 하고 불렀다(20,16). 돌아선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예수께 향하는 행위이다. 이제야 마리아가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분을 부른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부르고 찾는 이에게 자신을 계시해 주신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친구이자 주인으로서 인사를 건넴으로서 신뢰와 사랑에 찬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주신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인격적인 초대에 의해 세상의 원칙과 기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계, 지평이 열리게 된다. 예수와 마리아의 만남이 이루어지자 천사들도 사라진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하는 이에게 시선이 마음이 머무른다. 마리아는 예수님을 알아보자 그분을 붙들려 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말라.”(20,17) 하고 말씀하신다. 부활 신앙은 ‘만지는’ 감각의 차원이나 ‘붙드는’ 소유와 욕망의 차원과는 전혀 다르다.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찾아 ‘부르시고’ 인간이 ‘찾음’으로써, ‘나와 하느님 사이’ ‘나와 너 사이’, ‘나와 피조물 사이’에 참 사랑의 교류, 영혼의 통교가 가능해 진다. 곧, 붙들어 자기 것으로 삼으려 할 때 부활의 기쁜 소식은 알려지지 않는다.

죽음을 이기는 대상으로서의 사랑, 넋을 잃게 하는 사랑은 다름 아닌 하느님이심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하느님을 ‘부른다’는 것은 끊임없는 죽음에 대한 도전임을 기억하며, 매순간 부활하신 주님을 마음을 다해 부르자! 마리아처럼 나의 애착과 소유와 이기심의 자리에서 돌아서서 죽여도 죽여지지 않는 주님을 바라보자! 이제는 철거민들과 국책사업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를 받고 있는 이들 안에서 신음하고 계시는 주님께로 돌아서 그분을 부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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