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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출 Exodus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2015년 04월 11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1 조회수611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4,13-21

 

복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9-15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2015년 04월 11일) 탈출 Exodus

 

‘금요일엔 돌아오렴.’ 세월호 참사 일 주년을 앞두고 우리 수도원 식당에서는 독서로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을 듣고 있습니다. 부활 팔일 축제이지만 참으로 슬픈 마음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를 들으면서 우리는 아직 부활의 참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거짓 기쁨에 취해 있음을 자각했습니다. 아직도 거짓에 갇혀 있음을 알았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에서 그리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참으로 처량합니다. 울고 슬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굳게 닫힌 마음이 이들을 더욱 처량하게 만들었습니다. 갇혀 있으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다가옵니다. 관심이 없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안들어옵니다. 밖에 봄이 와도 자기 안에는 삭풍이 부는 겨울이니 추위에 떨고 있을 뿐입니다. 봄이 왔는지도 모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나타나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닫혀있는 마음을 당신의 현존으로 부수십니다.

 

부활은 밖으로 ‘탈출’(Exodus)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바다를 건너 이집트를 탈출한 것처럼 갇힌 노예 상태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 마음이 닫혀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다시 세월호 유가족을 생각합니다. 이분들은 사회의 냉대와 몰이해와 유언비언 때문에 고통 속에 있습니다. 왜 죽어야 했는지, 왜 구조를 막았는지, 왜 급변침을 했는지 정당한 ‘왜’를 사회와 정부에 묻고 있는 이분들을 ‘세금 도둑’이라고 매도하고 세금도 아닌 돈(보험금, 청해진 해운 배상금, 국민의 성금)으로 매수하려고 합니다. 우리만 기뻐한다면 우리만 산다면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기적인 거짓 그리스도인일 뿐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부활하신 주님은 분명 꾸짖으실 것입니다. 거짓에 닫힌 마음에서 나오라고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탈출을 통하여 세월호 유가족도 탈출의 은혜를 받습니다. 주님 부활의 빛을 이분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부활에 참여하는 우리들이 해방의 손길을 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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