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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2 주일/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보지 않고도 믿는 복된 이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1 조회수890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2주일 요한 20,19-31(15.4.12)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thomas and Jesus

 

 

                   


 보지 않고도 믿는 복된 이  

 

오늘 복음을 보면, 주간 첫날 저녁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아니 삶 자체가 두려워서 문을 닫아걸고 있었다.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시어 참된 삶이 무엇인지 깨닫도록 성령을 부어주시고 평화를 주신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온갖 불의와 부패로 폐쇄된 세상, 그리고 두려움과 이기심과 아집으로 갇혀 있는 ‘나’를 새롭게 변화시켜 주시려 다가오신다.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의 발현 앞에서 진실해야 하고 그 무엇도 감출 필요가 없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의 표지인 ‘상처받은 손과 옆구리’를 보고 제자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기쁨을 체험한다.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는 그러한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를 뵙지 못하자 실의에 빠져 불안해한다. 여드레 후, 예수님께서는 다시 나타나시어, 토마의 나약한 불신앙을 탓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가 원하는 대로 상처 난 손을 보여주시고, 옆구리를 만져 보라고 하시면서 믿음을 요구하신다. 이러한 예수님의 온유와 사랑 깊은 배려 때문에, 토마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20,28)이라는 신약의 가장 장엄한 신앙고백을 하게 된다. 이렇게 토마는 부활하신 예수와의 만남을 통하여 신앙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먼저 그것은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이어가도록 하느님을 향하여 개방하는 태도이며 다른 이들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의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기다림’이며, 계속하여 ‘다시 새롭게 보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서 그 누구든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을 때, 이웃을 용서할 수 있고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남편의 번민, 자녀들의 성장에의 몸부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노동자, 농민들의 신음소리, 친구들의 갈등이나 어려움에 그윽한 사랑의 눈길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삶을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란 형제자매들의 체험과 사랑을 겸손되이 받아들여 서로 친교를 나누면서 서로를 인정해 주면서 생명이신 예수를 향하여 ‘더불어’ 나아가는 것이다. 토마는 예수님께서 처음 발현하셨을 때 ‘사도들의 무리’와 함께 있지 않았고, 자기중심적이고 폐쇄적이었기에 다른 제자들의 예수 부활 체험을 믿지 않았다. 누구든 신앙 공동체와 멀어진다는 것은 곧 부활하신 예수님을 배척하는 것과 같다. 부활한 삶은 형제들 안에서 형제들을 통하여 채워지고 비워지는 ‘사랑의 건너감’이다. 이렇게 예수의 부활은 바로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표지이다.

끝으로, 신앙은 볼 수 없는 주님께 대한 자발적이며 무조건적인 ‘예’이다. ‘빈 손’은 우리의 욕망과 이기심과 악습들이 묻히는 곳이자 영원한 생명, 기쁨이 시작되는 곳이다. 바로 이 빈손이야말로 하느님께 ‘예’라고 응답하는 몸짓이다. 이러한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랑이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으로 토마가 원하는 대로 대해주신 다음 믿으라고 하신다. 이것이 예수님의 교육 방법이다. 그분은 베드로와 제자들을 부르실 때에도 먼저 사랑을 베풀었고(루카 5,1-11) 마지막으로 사도적 사명을 맡기실 때에도(요한 21,15-19) 사랑을 요구하셨다. 우리도 다양한 관계에서 불신의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탓하기에 앞서 사랑을 베풂으로써 신뢰를 회복해야 하겠다. 우리 모두 어떠한 처지에서도 서로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서로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자. 그리하여 일상의 삶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주님의 부활을 증거하는 복된 이들이 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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