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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화사한 봄날 같은 사람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4 조회수927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화사한 봄날 같은 사람


 

바리사이 가운데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었던 니코데모와 예수님과의 만남은 참으로 특별했습니다. 바리사이 가운데 최고 의회 의원이라 함은 당시 엘리트 가운데 엘리트를 상징했습니다. 정치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아주 잘 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예수님을 바라보는 시각은 당대 다른 바리사이들이나 최고 의회 의원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비뚤어진 시각이 아니라 호의적이고 진지한 시각이었습니다. 그는 유심히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봤습니다. 때로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쌍날칼보다 날카로운 말씀, 의미심장한 말씀에 가슴 찔리기도 하면서 그 말씀을 곰곰이 묵상했습니다.


 

그는 기본이 된 신앙인, 건강한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니코데모는 마침내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메시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안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현존하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니코데모가 공개석상에서 아니면 최고 의회 진행 중에 떳떳하게 예수님을 향한 신앙고백을 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그럴 자신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분위기상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잘 나가던 인생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쥐도 새도 모르는 깊은 밤에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향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신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를 유심히 바라보신 예수님께서는 그의 신앙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해 자극이 되는 한 말씀을 던지십니다.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한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한 관문이 있습니다. 위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육적인 태어남에 이어 영적으로 다시 한 번 태어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인정하겠다는 표현, 하느님을 내 주님, 내 아버지로 여기며 살겠다는 표현, 육에 따른 삶이 아니라 영에 따른 삶을 살겠다는 표현인 세례 성사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로부터 다시 태어남은 세례성사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생활 안에서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매일의 삶 안에서 어제의 나에 죽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어제의 어두움과 심각한 죄, 어제의 상처와 괴로움을 매일 어제의 강물에 흘려보내고 마치 다시 태어난 듯이 하루를 살아가야겠습니다.


 

예수님 부활과 관련된 참으로 아름다운 표현을 접했습니다. "온천지에 봄이 왔지만 아직도 내게는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내게 다가오자 그로 인해 비로소 내 인생에도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마치 요즘 날씨처럼 찬란하고 화사한 선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우리들 인생은 매일 매순간이 봄날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존재 자체로 따뜻한 봄날 같은 사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절망의 나락에 빠진 아이들, 죽어가는 이웃들에게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답니다, 그래도 삶은 살아볼만하답니다, 라고 외치며 화사한 봄날을 선물로 주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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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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