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꽃비도 맞고 봄비도 맞으면서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5 조회수877 추천수6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꽃비도 맞고 봄비도 맞으면서


 

한 며칠 화사한 꽃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달콤한 봄비가 내립니다. 온천지가 완연한 봄기운으로 기지개를 활짝 폅니다. 불어오는 바람도 이젠 예전같이 매서운 칼바람이 아니라 훈훈하고 따뜻한 봄바람입니다.


 

꽃비도 맞고 봄비도 맞으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비가 되어 내리는구나! 세상 방방곡곡 그 어떤 지역,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골고루 풍성하게 내리는구나!”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영적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니코데모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니코데모의 내면에는 성령의 불꽃이 타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어렴풋이 예수님의 메시아 성을 인식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강한 주님 체험이 부족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나 바오로 사도가 경험했던 그 강렬한 하느님 자비 체험, 골수로부터 시작해서 발끝까지 온 몸으로 느꼈던 절절한 은총 체험이 니코데모에게는 아직 없었습니다. 그저 머리와 이성으로만 자꾸 이해하려하니 이런 저런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말씀에 묻고 또 묻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요한복음 3장 8절)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요한복음 3장 9절)


 

참으로 묘한 것이 바람입니다. 물론 기압골이나 대기상태, 지형이나 태풍의 영향에 따라 이리 불고 저리 부는 것이 바람입니다. 느낌은 있으나 절대로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 그 누구도 바람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하거나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위로부터 다시 태어난 사람, 성령으로부터 새롭게 탄생한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 사람들은 백번 깨어나도 성령의 그 감미로운 바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 강렬하고 뜨거운 느낌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세례로 다시 태어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 묘하고 신비스런 성령의 바람이 스쳐지나갑니다. 때로 뜨겁게, 때로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느님의 영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임하십니다. 그 결과 육으로만 살아가던 한 인간 안에 참된 내적인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이 고스란히 한 인간 안에 실현됩니다.


 

“나는 그들 안에 다른 마음을 넣어 주고, 그들 안에 새 영을 넣어주겠다. 그들의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워 버리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주어, 그들이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그대로 지키게 하겠다. 그리하여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에제키엘 예언서 11장 19~20절)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인간 측의 신앙 고백은 어찌 보면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직 육에 따라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물질과 육체의 쾌락만을 최고로 여기고 추구하는 이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 무조건적인 하느님 사랑, 대가 없는 예수님 사랑, 거저 주는 성령으로 다시 태어남의 중요성을 설파해야 되는 신앙인의 삶이 꽤나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활 신앙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기본이자 근간입니다. 이 부활 신앙이 사라져버린 그리스도교는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부활 신앙은 확신 갖고 믿음 갖고 온 몸과 마음으로 수용하고 인정하고 고백해야 할 우리들 삶의 원리입니다.


 

어찌 보면 예수님 부활은 당신과 함께 다시 시작하자는 우리 각자를 향한 강렬한 초대입니다. 새 인생을 출발하자는 초대, 영적인 삶, 위로부터의 삶을 다시 살아보자는 예수님의 간절한 초대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