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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6 조회수743 추천수12 반대(0)

오늘은 세월호 침몰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의 침몰과 더불어 어린 학생들이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사라져 간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9명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침몰한 세월호는 단순히 항해하던 배가 침몰한 것이 아닙니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바벨탑을 향해 올라갔던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것들이 함께 침몰한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서 우리는 양심과 도덕을 침몰시켰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침몰시켰습니다. 20년이던 배의 선령제한을 30년으로 늘렸습니다. 무리한 배의 증축은 뒷돈을 받았던 공무원들에 의해서 허가 되었습니다. 화물은 정상규모보다 1000톤 이상 더 선적하였고, 항해에 꼭 필요한 평형수를 흘려보냈습니다. 화물을 꼼꼼하게 묶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선장은 책임을 침몰시켰고, 국가는 국민을 재난으로부터 구해야할 책임을 침몰시켰습니다. 어린학생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장과 승무원들만 탈출을 했습니다. 국가는 재난의 현장을 민간 구조단체에 맡겨버렸습니다. 우왕좌왕 하는 시간에 우리의 아이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을 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소통과 공감이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이 있습니다. 진실을 규명하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바람은 더 많은 배상을 받아내려는 욕심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소통과 공감의 침몰은 지역, 계층, 세대, 이념에 걸쳐 우리사회를 진한 먹구름으로 가리고 있으며 우리 사회를 반목과 불신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월호의 인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양해야 할 것은 차가운 바다 속에서 1년 넘게 가라앉은 배를 인양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본주의라는 수렁에 깊이 빠져버린 우리들의 양심과 도덕을 인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재물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며 넓은 마음으로 감싸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인양해야 할 것은 부정과 부패의 늪에 빠진 정의와 공정입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법과 조직은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언제든지 무력할 수 있음을 우리는 지난날의 사고와 재난에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지 않으면 세월호와 같은 사고는 이름을 바꾸어 또 우리에게 다가 올 것입니다.

 

우리가 인양해야 할 것은 불신과 반목의 바다에 깊이 빠져 버린 소통과 공감입니다. 편견과 아집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상대방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진실한 마음으로 위로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넓게 생각하는 이 지구는 광대한 우주에 작은 먼지와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하물며 우리가 사는 한반도의 반쪽은 더 말해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늘 사도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가 사람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사도들은 박해와 시련이 있었어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셔서 사람들을 구원하기를 바라셨고, 그래서 아들 예수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아들 예수의 말을 믿는 사람들은 구원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로부터 내려오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욕망, 시기, 질투, 불신, 분노, 원망의 삶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서로 신뢰한다면, 함께 나눈다면, 조건 없이 사랑한다면 바로 이곳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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