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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19 조회수1,091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4월 19일 부활 제3주일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Lk.24,35)
 
 
제1독서 사도 3,13-15.17-19
제2독서 1요한 2,1-5ㄱ
복음 루카 24,35-48
 

바다를 항해하던 여객선이 심한 폭풍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객선에 타고 있던 겁 많은 어떤 여자 승객이 선장에게 달려가서 안전에 대해 물었습니다.

“선장님! 우리가 지금 큰 위험에 처한 것인가요?”

그러자 선장은 이 여자 승객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천주교인임을 알았기에 미소를 띠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걱정 마세요, 부인. 우리는 결국 하느님의 손 안에 있으니까요.”

이 말을 들은 그녀는 겁에 질렸는지 하얗게 얼굴이 변하면서 말합니다.

“오!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인가요?”

하느님의 손 안에 있는 것이 과연 나쁜 상황일까요? 선장은 이 승객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느님의 손 안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이 부인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은 나쁜 상황이 아닙니다. 아니 매 순간 하느님의 손 안에 있음을 깨닫고, 그 사실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가장 좋은 상황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때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는 하느님의 현존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요즘에 우리들은 아름다운 꽃이 피는 좋은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인 추운 겨울에도 이 꽃이 거리에 만발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점점 추워지면서 잎사귀가 떨어져나갔고 그래서 수액이 완전히 빠져버린 메마르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무에서 다시 꽃이 피리라는 것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만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꽃이 피리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음을 확신하며 산다면 어렵고 힘든 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더 기쁘게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전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신앙인이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부활에 대해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뒤, 회개와 죄의 용서를 선포하라고 명하시며 이 모든 일의 증인이 되라고 하십니다.

증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손 안에 있음이 가장 행복한 자리임을 세상에 알리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자리가 행복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은 나쁜 상황이 아니라, 가장 좋은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가장 좋은 상황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은 밤만을 찾다가 좋은 낮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네덜란드 속담).


신학생 때의 사진 한 장. 재판 받는 장면인데, 왜 이런 표정일까요? ㅋㅋㅋ

 

결코 모자라지 않단다(지장홍, ‘사랑이 사람을 밀고 간다’ 중에서)

한 엄마가 유치원 학부모회에 참석했다. 선생님은 엄마에게 다가와 하소연했다.

“아이가 한시도 가만있지 못해요. 책상에 3분도 앉아 있지 못하니 원.”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는 마음이 착잡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들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눈물이 흐를 뻔했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널 칭찬했어. 원래는 1분도 책상에 앉아 있지 못하던 네가 지금은 3분이나 앉아 있잖니?”

그날 저녁, 아들은 처음으로 반찬 투정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엄마가 먹여주지 않아도 반찬을 흘리지 않았다.

1년 뒤 엄마는 다시 초등학교 학부모회에 참석했다.

“이번 수학 시험에서 아드님이 50명 중 49등을 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아들은 어머니가 무슨 얘기를 할까 몹시 불안해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그녀가 아들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너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 차 있으시더구나. 넌 결코 모자라지 않아. 조금만 집중하면 네 짝꿍보다 잘할 수 있다고 하셨거든.”

그러자 내내 어두웠던 아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튿날 아들은 평소보다 더 일찍 등교했다.

엄마는 중학교 학부모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늘 아들을 격려했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었다. 아들은 편지와 함께 명문 대학 합격 통지서를 건네며 울먹였다.

“엄마, 사실은 제가 똑똑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어릴 때부터 알았어요. 하지만 엄마는 언제나 저를....”

아들을 보던 엄마의 눈에 그동안의 슬픔과 기쁨이 스쳐 갔다. 손에 쥔 편지 위로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 우리 인간 각자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다투고 싸우는 모습에 또한 비교하고 무시하면서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얼마나 한심하게 느끼실까요? 우리의 눈으로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우리들 각자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괜히 도토리 키 재기 식의 관점으로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맙시다.



엄청나게 큰 찻잔과 티스푼. 비교 대상이 없으니 잘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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