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진도 팽목항에서 -2015년 4월 16일에-
작성자이경민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0 조회수74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이 바다 속에 손을 넣으면

출렁이는 물결

너를 쓰다듬어줄지 몰라


이 바다에게 말을 건네면

철썩이는 파도

네게 전해줄지 몰라


네가 좋아하는 꽃을 던지고

네가 즐겨듣던 노래를 틀면


들고 나는 물길에

네게 닿아 안기고


오고가는 바람에

네가 따라 부를지 몰라.


저 붉은 해 저물어 가면

한 맺힌 가슴에서 솟구치는

분노의 불꽃

이 땅 거짓을 밝히고


짙은 어둠 그치지 않으면

피 말리며 키워온

희생의 불씨 무섭게 살아나


꿈으로 행복했던

여린 풀꽃들


순식간에 묻어버린

흉측한 가시나무들


다 태워버릴지 몰라.

영원히 살라버릴지 몰라.

(2015.4.16. 팽목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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