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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21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영원 생명을 향한 갈망과 열정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0 조회수1,056 추천수5 반대(0) 신고


    부활 3주 화 요한 6,30-35(15.4.21)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Jesus said to them, I am the bread of life."
 
 


  영원 생명을 향한 갈망과 열정  

 

나는 무엇으로 만족해하는가? 어떤 것을 왜 갈망하는가? 이런 질문들은 인생살이에서 삶의 질과 영적인 성숙도를 가늠하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들이다. 오늘 이런 점들을 숙고해보자. 불교에서는 인간 실존을 네 가지 형태로 파악한다. 곧, 앉아 있음, 서 있음, 누워 있음, 걸어감. 여기서 걸어간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 오늘 복음의 서두에서 군중들은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6,30) 하고 묻는다. 이것은 그들의 불신앙을 드러낸 태도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질문에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6,35)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그분께로 ‘가는 것’과 ‘믿는다는 것’이 동일시되고 있다. ‘오다’와 ‘믿다’라는 표현은 모두 예수를 믿으라는 촉구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7,37-38 참조). 신앙은 정체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역동성을 지닌 투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요한복음에서는 추상적 개념인 명사 형태의 ‘믿음’이라는 단어 대신에 ‘믿는다’라는 동사를 통해 역동적인 신앙을 말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이 한 곳에 머무는 어떤 것이 아니며 어떤 고요하고 안정된 내적 상태만도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신앙은 움직임이며, 능동적인 투신이다.

오늘의 제 1독서에서 터지는 스테파노의 외침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사도 7,59) 이처럼 신앙은 하나의 적극적인 투신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로 오는 이는 결코 굶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라 하시며 당신께로 움직이도록 우리를 촉구하시고 당신 구원의 선물에로 초대하시고 계신다. 사실 구약의 이스라엘은 네 가지 실존적인 위기를 체험하였다. 곧 이집트 탈출 이후 이집트 병사들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 목마름, 우상숭배, 배고픔 등이 그것이었다. 영신의 광야에서 우리는 이런 체험을 하며 살아간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시는 ‘살과 피’는 죄를 끊어버리고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새로이 태어날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 희생제물이 되시어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그 몸이다. ‘생명의 빵’은 예수님의 전생애 곧 그분의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전 여정을 통하여 드러난 그분의 가르치심과 행적들의 총체이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6,33). 우리는 그분이 주시는 이 엄청난 선물을 받기에 앞서 전인격적인 투신을 하여야 할 것이다. 하루의 시간 안에서 열정을 더욱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 말씀에의 열정, 기도에 몰두, 형제들에 대한 작은 배려들, 우리의 성소에 충실하려는 능동적인 노력 등 그분을 향한 적극적인 몸부림을 하여야 한다. 이것이 신앙의 증표가 아니겠는가.

오늘 독서의 기도 제 2독서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목소리로 노래하라, 마음으로 노래하라, 입술로 노래하라, 거룩한 행실로서 노래하라”고 권고한다. 그렇다. 우리는 온몸으로 투신하고 쏟아 부을 때 그분과 일치할 수 있으며 생명이신 그분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열정(passio)이라는 라틴어는 동시에 수난을 뜻한다. 믿는다는 것은 이렇듯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열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마치도 불 속에 던져진 베어진 나무 그루터기 속에 있는 개미집을 향하여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드는 개미들처럼 삶의 모든 면에서 그분이 주신 생명의 열기를 쏟아 붓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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