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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22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말없이 사랑하는 믿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1 조회수1,044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3주 수 요한 6,35-40(15.4.22)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요한 6,36)



I will not reject anyone Who comes to me

 

 

               

 말없이 사랑하는 믿음  

 

예수님께서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라는 것은 그분 친히 ‘먹히셔야 할 빵’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렇게 당신 희생에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임을 뜻한다. 믿음이란? 관계 속에서, 사건과 일 속에서, 자연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예수님의 바램과 사랑을 ‘바라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믿음은 그래서 추상적인 그 무엇이 아니다. 사실 복음사가 요한의 언어에는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동사 ‘믿는다’는 있어도, ‘믿음’이라는 추상적인 명사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 구체적인 삶에 비추어 우리의 믿음을 되돌아보도록 하자.

사람의 삶에서 어려움도 많지만 아름다운 것들도 많이 있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될 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상대를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든, 부족하든, 가진 것이 있든 없든, 참으로 크나큰 고통 중에 있든, 참된 사랑이 있을 때에는 그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것 없이 넉넉해진다. 몰아적으로 바라보는 행위가 바로 오늘 복음에서 촉구하시는 믿음의 행위이다.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6,36) 믿음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말씀과 성체 안에 그리고 교회 안에 살아계시는 부활하신 그분을 바라보는 행위이며,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는 그분께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37절),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40절)라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그분은 당신을 보고 당신의 참 본질을 믿으라고 초대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다. 이웃에게 등을 돌리며 사는 삶이란 곧 주님을 배척하는 것이며 이는 곧 죽음의 길이다. 우리도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이웃을 말없이 사랑하며 살아야 하겠다.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고 좋은 일을 하도록 하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꾸지람을 듣더라도 변명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오해받고 따돌림 당할 때 말없이 사랑하도록 하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부당하게 무시당할 때 말없이 참아 받도록 하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깊고 깊은 슬픔의 늪에서도 말없이 사랑하도록 하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상처받을 때 말없이 상처받으신 그분을 생각하도록 하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마음 저 밑바닥에 스며든 괴로움을 그분께 되돌려드리자.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며 빈손으로 그분께 달려가자.

아! 절망감이 밀려올 때, 고통이 극에 달할 때 늘 변하고 나약한 인간에게서 눈길을 거두어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을 바라보도록 하자. 왜?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그분만이 사랑 가득한 눈길로 우리를 늘 보고 계시기 때문에. 넋을 잃고 그분을 바라보자! 십자가의 길이 생명의 길이요, 죽으시고 부활하신 바로 그분이 생명의 빵이지 않는가!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는 말한다. “영원한 삼위일체이시여, 당신은 깊은 바다와 같아서 내가 거기에서 더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합니다. 또 더 많이 발견하면 할수록 더 찾고 싶은 갈망을 느낍니다. 영원한 삼위일체이시여, 당신은 당신의 끝없는 심연 속에서 영혼을 채워주실 때 영혼이 언제나 당신을 찾아 배고파하고 또 목말라하며 당신의 빛 안에서 빛이신 당신을 보는 것을 갈망하게끔 채워 주십니다.”(하느님 섭리에 관한 대화집)

오늘 제1독서에서 박해로 흩어진 그리스도 신자들이 사방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게 되었듯이, 우리가 말없이 참아 받는 고통과 시련 또한 생명이요 사랑이신 그분을 더욱 밝히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신앙인답게 말없이 더 깊이 사랑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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