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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23 목/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믿음 안에서 품어주는 사랑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2 조회수1,214 추천수4 반대(0) 신고

     

부활 3주 목 요한 6,44-51(15.4.23)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 6,47)

 



The Bread From Heaven

 

 

                   


 믿음 안에서 품어주는 사랑  

 

오늘의 시대는 ‘감성의 시대’이자 동시에 냉철한 이성을 앞세우는 시대이다. 그러는 가운데 단편적이고 즉각적인 정서적 만족을 추구하거나 자신이 확보한 정보에 따른 성급한 판단에 길들여져가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영성생활도 좀 더 깊이 헤아리고 더 따뜻하게 품어주는 ‘땅의 영성’, ‘어머니의 영성’이 더욱 아쉬워지는 듯하다.

오늘 복음의 서두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상기하고 있다(6,44-46). 더 강하게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6,44)라고 말씀하신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란 말은 예수님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온 이’(46절)임을 가리킨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오는 사람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6,45)고 말씀하신다.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으리라”(6,45)는 말은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들어 그분의 가르침을 알게 되는 것과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배워서 그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45ㄴ)는 말씀은 이렇게 주의 깊게 경청하고 습득하는 과정에서 예수님을 믿게 된다는 것이다.

44절의 ‘엘쿠에인’(ελκ?ειν)은 ‘이끌어준다’는 말인데 ‘온힘을 다하여 무거운 물건(배나 수레)을 끄는 것’을 뜻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마음은 사랑으로 말미암아 끌려가는 것이며 사람은 바라는 바대로 끌려간다. 진리, 행복, 정의, 영원한 생명에 끌려가는 사람이라면 그리스도께로 끌려갈 것이다.”(PL XXXV 1608)라고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마치도 무거운 돌을 온 힘을 다하여 끌어당기듯이 우리를 당신 사랑에로 이끄시려고 한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예수님께로 ‘이끌어주시지 않으면’ 예수와의 만남과 일치는 불가능하다. 먼저 그분이 이끌어주시기에 믿음의 삶, 영원 생명을 찾고 삶을 살 수 있다.

‘엘쿠에인’(ελκ?ειν)은 ‘던진다’는 뜻도 갖고 있는데, 51절의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라는 말씀과 연결 지어 우리가 취해야 할 삶의 태도를 시사해준다. 곧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란 예수의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을 예시한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당신의 목숨을 온전히 던져 당신 전부(=살)를 우리에게 건네주셨듯이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받아 얻기 위하여 매일의 삶에서 자신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몸을 모시며, 그분의 말씀을 음미하여 몸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이르는 전 삶을 통한 사랑의 품음에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도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 앞에서 믿음을 가지고 그분을 사랑하여야 한다. 믿는다는 것은 곧 품는 것이며, 품는다는 것은 함께하는 것이며, 마음으로 들어주고 따뜻한 정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믿음으로 품어주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들어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이며, 상대방을 위해 조건 없는 사랑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품어주는 것은 상대방을 판단하거나 그의 약점이나 허물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이다. 품어주는 것은 함께 하기 위하여 기다려주는 것이다. 이처럼 품어주는 삶을 통하여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죽음은 생명을 다시 얻게 되는 것이다. 형제자매를 살맛나게 해주는 길은 품어주는 사랑이다. 이렇게 품어주는 사람이 곧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명의 빵을 모실 수 있는 것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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