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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26 주일/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목자와 삯꾼의 차이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5 조회수1,096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4주일 요한 10,11-18(15.4.26)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The good Shepherd

 

 

                   


 목자와 삯꾼의 차이  

 

오늘 우리 사회는 물론 교회에서조차도 그 존재 이유인 헌신적이고 목숨을 내어놓는 사랑,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해 고통과 시련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증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가난과 소외와 불의에 맞서는 ‘양 냄새나는 목자’,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의 아픔과 시련을 어루만져주는 정치지도자’,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서로를 따뜻이 품어주는 손길이 있어 소박한 행복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그리운 때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양들 위에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양떼를 잘 알고 친히 하나하나 생명을 돌보시는 목자로 표현된다. 당시 팔레스타인 관습에 따르면 여러 목자의 양떼들이 밤중에는 한 우리에 갇혔다가 날이 밝아 목자들이 오면 각기 자기 목자들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들을 따라갔다. 예수님은 ‘삯꾼’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착한 목자’이시다(10,11).

‘착한 목자’와 ‘삯꾼’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착한 목자는 양과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기에 자기 양들을 잘 알며(10,14) 헌신적이며 사랑으로 책임을 질 줄 알며, 목숨까지도 내놓는 희생을 감수하는(10,11. 17) 지도자이자 동반자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안에 들지 않은 다른 양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10,16)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밖의 ‘다른 양들’도 그분의 목소리 곧, 복음 말씀을 듣고 모이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목소리를 들을 것입니다’란 미래형 표현은 일종의 예언으로서 그 무엇도 방해할 수 없다는 약속과 확실성을 시사한다. ‘착한 목자’는 ‘모두’를 사랑하며, 그 사랑은 끝이 없다.

삯꾼은 착한 목자와는 전혀 다르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10,12-13) 삯꾼은 양들과의 친밀한 내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므로 무관심하며(10,13) 헌신적이지 않으며 오직 품삯과 자신의 안위만을 도모한다. 이런 삯꾼의 모습은 영광만을 서로 주고받는 유대 지도자들(5,44; 12,43), 율법을 모르는 이들을 저주하거나(7,49) 사람들을 회당에서 내쫓는 바리사이들(9,22. 34)을 가리킨다.

우리 사회와 교회에도 사랑으로 섬겨야 할 국민과 하느님 백성들에게는 무관심하고 사랑이 없으며, 자신의 안위에 영달과 출세만을 추구하는 지도자들도 없지 않다. 사랑으로 섬기고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 양 냄새나는 착한 목자, 사랑의 지도자, 더불어 삶을 호흡하는 진정한 동반자는 어디에 있는가? 허허로운 들판처럼 텅 비어 있고, 외딴 섬의 황혼처럼 쓸쓸한 외로움과 씁쓸함이 밀려오는 그 자리에 우리의 무관심과 이기적인 죄의 뿌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지도자와 동반자를 찾기 어렵다면 ‘나’ 자신이 ‘먼저’ 그런 존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떤가? ‘나’를 떠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손길을 내밀고 헌신적으로 사랑하며, 자신의 시간과 땀과 재물을 내어놓고 생명을 주고받는 바로 그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겠는가! 권위는 진정한 사랑 실천에 있는 것이지 ‘이름뿐인 직함’에 있지 않으니... 나 자신부터 ‘삯꾼’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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