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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28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알아들어야 할 말씀과 듣고 싶은 소리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7 조회수1,202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4주 화 요한 10,22-30(15.4.28)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10,27)


"My sheep hear my voice"
 
 


  알아들어야 할 말씀과 듣고 싶은 소리  

 

매순간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소리를 들으며 산다. 소리 중에는 듣고 싶고 듣기에 좋은 소리가 있는가 하면 듣기 싫고 삶에 스트레스를 주는 소리들도 있다. 그러나 '나'라는 삶의 주체 쪽에서 보면 이는 내면의 마음 작용, 삶의 방향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 먼저 들어야 할 말씀이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순간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는가!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말씀’과 ‘소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영적 무질서 속에 살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때는 또 얼마나 많은지!

유다인들은 벌써 세 번째 예수님께서 신성모독을 하고 있다며 돌로 쳐죽이려 한다. 때는 겨울, 유대인들의 실존적 뿌리를 회상케 해주는 중요한 하누카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죽을 위험을 맞았음에도 매서운 겨울 동풍을 막아주는 예루살렘 성전 솔로몬 행각을 거닐고 있다. 이렇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분위기 또한 겨울의 싸늘함이 감돌고 있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속을 태울 작정이오?”(10,24) 하고 물으며 도발한다. 유다 지도자들은 기네들이 결코 확신하려고도 하지 않는 예수님의 자기 계시 말씀을 더욱 더 듣고자 하고 또 다른 표징들도 보려고 한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10,25-27) 하고 답하신다. 착한 목자요 문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란 그분을 알아보고, 그분 목소리 곧, 말씀을 경청하고 받아들여 실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회개를 통한 변형과 동일화의 길이요 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길이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자기들이 바라고 기다리던 메시아가 아니었고 또 신성모독을 하고 있다고 생각에 사로잡혀 그분의 말씀을 믿지 않았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고의적인 무시와 보고도 보지 못하는 무능력을 일깨워주시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더욱 분명히 자신을 계시해 주신다. 그분께서는 그들이 ‘믿지 않기에’ 당신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해 보자. 나의 기대와 희망은? 나의 기대가 좌절될 때 나의 태도는 어떠한가? 우리는 늘 희망과 배려의 태도를 보이셨던 예수의 태도와 불신과 불안을 떨치지 못했던 유대인들의 태도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참으로 나는 얼마나 많은 순간 ‘알아들어야 할 말씀’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바램을 채워주는 듣고 싶은 말’만을 듣고 싶어 하였던가?

내가 바라는 바, 내가 만든 이상의 틀을 추구하면서 나는 ‘그림자 속의 연인’을 찾고 있지는 않는가? 내가 바라는 교회의 모습, 공동체의 이상적인 모습,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나의 삶 등을 추구하면서, 만족스럽지 못할 때 불안해하고 불만을 터뜨리며 살아간다면 나는 또 다른 유다인과 다를 게 무엇인가! 내가 찾는 현실적인 메시아, 나의 이익과 욕망을 채워주는 하느님만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그리스도교인으로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그분 친히 영원한 생명을 주겠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겉치레 신앙에서 벗어나 '알아들어야 할'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온전히 그분께 모든 것을 맡겨드리며 그분을 따라 생명 넘치는 풀밭으로 나아가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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