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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8 조회수818 추천수11 반대(0)

저는 한국인입니다. 한국에서는 실감을 많이 못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를 인정해주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행한 여권입니다. 여권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이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 주기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한국말을 하고, 외모도 비슷하고, 먹는 음식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역사, 문화, 전통을 배웠고, 같은 사건, 경험, 시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함께 감동하고, 감께 울고, 함께 기뻐하게 됩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생활하면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언어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문화도 다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2년 동안 캐나다에서 지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컸습니다. 맵고, 칼칼한 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심심하고, 담백한 음식들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2006년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가 있었고, 당시에 캐나다 토론토에 있던 한국 사람들은 모두 함께 응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거의 난민촌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거치면서 산업화를 이루었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거의 병영 수준의 사회를 경험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보건체조를 하였고, 조회를 하였습니다. 교련을 배워야 했고, 정부는 산아제한을 하였고, 기생충 박멸운동을 하였습니다. 머리가 길면 잘랐고, 치마가 짧으면 단속을 받았습니다. 노래와 시도 국가의 통제를 받아야 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 주장은 강력하게 통제되었습니다. 국가의 통제는 거의 군대의 수준과 비슷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광장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주장과 권리를 광장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지도자를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이 거쳐 온 시대 상황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그 사람들은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렸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그리스도인은 누구의 보호를 받고 있을까요? 그리스도인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입니다. 혈연의 틀을 벗어나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여권으로 자신을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세상의 논리와 세상의 것들에 복종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말씀 그리고 그분의 표징을 본 받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분은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느님께서 거룩한 분이신 것처럼 거룩하게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분은 권위가 있으셨지만 권위적이지 않으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었지만 섬기는 삶을 사셨습니다.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자유로울 때, 참된 진리를 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나누고 연대한다면 분명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분은 몸소 십자가를 지고 가심으로써 그리스도인이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3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첫째는 병자들을 고쳐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병자입니까? 하느님을 믿었으면서도 세상의 욕심 때문에 하느님과 멀어지는 사람들이 병자입니다. 육신은 건강해도 우리는 모두 조금씩 영적으로 병들어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어째서 남의 눈에 있는 작은 티는 보면서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 또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하느님과 함께하면 영적인 치유가 일어납니다. 사도들은 바로 그런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둘째는 마귀들을 쫓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마귀는 머리에 뿔이 달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를 풀고 하얀 소복을 입고 길에 서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 중에도 마귀의 유혹 때문에 흔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귀는 달콤한 유혹으로 우리들의 신앙이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돈 마귀 때문에 성당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 마귀 때문에 친구를 배반하고, 양심을 속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 마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만의 마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가족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면서도 사람이 되셨고,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셨습니다. 교만함은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커다란 마귀의 유혹입니다.

 

세 번째로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기쁜 소식은 내가 기뻐야 전할 수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고, 세상의 명예로 얻을 수 없는 참된 기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어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이 기쁨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르나바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르나바 사도는 예수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였고, 병자를 고쳐 주었으며, 마귀들을 쫓아내었습니다. 그때부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가 받은 것들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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