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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어떤 사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29 조회수754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오늘 복음에서 저는 몇 가지 동사를 추려봤습니다.
          목자에 대한 양의 태도, 
          주님께 대한 우리의 태도를 나타내는 동사인데
          <알아듣는다.>, <믿는다.>, 
          <따른다.>가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목자의 말을 알아듣고, 
          믿고 따르면 목자의 양이고,
          못 알아듣고, 믿지 않으며, 
          따르지도 않으면 목자의 양이 아닙니다.
             
          들은 얘긴데 오래 전 
          저희 수도원 청원소 어버이날 행사 때
          아주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답니다.
          여흥 시간에 어머니들을 모두 
          한꺼번에 나오시게 해서 눈을 가리고는
          일렬로 서 있는 청원자들 중에서 
          자기 아들을 찾아 맞히는 
          그런 게임이랄까, 놀이랄까, 그런 것을 한 것입니다.
             
          물론 청원자들은 
          아무런 소리를 내지 말아야 했는데
          그저 아들의 손만 만져 보고 
          자기 아들을 다 맞혔다고 합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너무 
          위험하고도 짓궂은 짓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모든 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알아 맞혔으니 망정이지
          만일 한 분이라도 자기 아들을 알아맞히지 못하셨다면 
          그 어머니는 못된 어머니가 되고 얼마나 창피하셨겠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그런 행사를 통해서 저희 청원자들은 
          어머니의 특별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진하게 체험하게 되었지요.
          10여 명의 아들들 중에서 
          손만 만져 보고도 자기 아들을 알 수 있으니 
          그 사랑이 얼마나 대단하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다시 말해서 눈을 가린 아들들이 
          어머니들을 알아맞히는 것 말입니다.
          아마 상당수 형제들이 
          자기 어머니를 알아맞히지 못할 것이고,
          저를 생각해도 저는 
          틀림없이 알아맞히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목소리 경우,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는 많은 소리들 중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알아듣는다면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를 세상에로 이끄는 말은 
          주님이 하시는 말씀이 아니고,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에로 이끄시는 말이라야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만일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있다면
          세상에로 이끄는 원수의 말은 달콤하고 
          그 말이 맞다고 믿으며 따라 갈 것이고,
          하느님 나라에로 이끄는 주님의 말씀은 
          세상을 끊으라는 말씀이니 오히려 쓰고,
          그래서 믿고 싶지도 않고, 따르고 싶지도 않겠지요.
            
          지난 번 일본에 갔을 때 
          유명한 신사를 두 군데나 구경했는데
          아주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광경을 봤습니다.
          어떤 줄에 종이를 접어 달아놓은 것이 많이 있기에 
          그것이 사람들의 소원들이냐고 
          제가 물었더니 아니라는 겁니다.
          
          신사에 가면 돈을 주고 자기의 운세를 뽑는 것이 있는데
          그 운세에는 대길에서부터 대흉까지 다 있답니다.
          그런데 만일 대길의 운세를 뽑으면 자기가 가져가고,
          대흉의 운세를 뽑게 되면 
          그것을 거기에 매단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얄팍한 심리를 이용한 완전한 장삿속이고,
          일본 사람들은 그런 신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만 그러고 우리는 안 그럴까요?
          비 그리스도인들만 그러고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안 그럴까요?
          우리가 참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의 참으로 쓰디쓴 말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말씀을 주님의 말씀으로 알아들을 뿐 아니라 
          믿고 따를 것입니다.
             
          나는 진정 어떤 사람입니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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