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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4-30 조회수742 추천수10 반대(0)

매달 마지막 월요일은 동창 신부님 모임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 사랑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가뭄에 단비를 만나듯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82년에 신학교에서 처음 만났으니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교구청에 있으니, 교구의 정책을 옹호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도, 제 이야기 중에서 보수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친구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친구들은 교회가 세상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교회는 세상의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권위가 있었지만 권위적이지 않았던 예수님이십니다. 모든 능력과 표징은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보여 주신 분입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있지만 섬기로 오셨다고 하신 분이십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몸소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셨습니다. 십자가 없는 교회는 모래위에 지어진 집과 같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이제 새로운 계명을 줍니다. ‘여러분의 이웃을 여러분의 몸처럼 사랑하십시오.’

 

윤리에는 의무론과 목적론이 있다고 합니다. 십계명은 의무론일 것입니다. 살인하면 안 되고, 도둑질 하면 안 되고, 남의 아내를 탐하면 안 되고, 하느님을 섬겨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 타당하고 옳은 일입니다. 이것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술에 취한 사람이 버스를 운전하면 그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이것은 목적론일 것입니다. 한 사람이 희생을 해서 여러 사람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그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목적론 일 것입니다. 다만 목적론은 사람도, 가치도 계산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이 어제의 말씀과 중첩되게 제게는 다가옵니다. “사람의 아들은 이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아들은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준 다음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다.”

 

교회는 완벽한 사람들만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허물이 있는 사람도 있고, 다시 잘못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언쟁을 벌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은총의 빛으로 교회를 비추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부족한 사람들이지만 주님을 믿고 따르면서 서로 아껴주고, 사랑할 때 우리의 부족함도 우리의 허물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우리의 허물을 씻어내는 가장 큰 방법은 바로 겸손함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았을 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오늘 내가 만나는 분들을 주님께서 보내신 분이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우리들의 마음을 다해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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