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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아타나시아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2 조회수703 추천수13 반대(0)

처음 사제서품을 받을 때입니다. 신자 분들이 신부님!’하고 부르면 참 어색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부르는 줄 알았습니다. 아직 제가 사제라는 생각을 많이 못했기 때문입니다. 24년이 지난 지금은 당연히 제가 사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처음 사제서품을 받았을 때의 순수함과 열정은 많이 식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교구의 사제가 800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가 바람 잘 날 없다고 하듯이 신부님들 중에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건강 때문에 사목의 현장을 떠나야 했고, 어떤 분은 정신적인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받기도 했고, 어떤 분은 신자 분들과의 갈등으로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사제서품을 받고 10년이 훨씬 넘어야 본당 신부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젊은 신부님들에게는 어려움입니다.

 

지금은 스마트 폰이 있어서 문자를 보내고 받는 것이 쉽지만 처음 사제가 되었을 때문 그런 것들이 없었습니다. 김 수환 추기경님께서는 교구 사제들의 축일이면 전화를 하셨습니다. 추기경님의 축일 축하 전화는 제게는 놀라움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신부님은 추기경님의 전화를 믿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을 한 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이 추기경이면 나는 교황입니다.’ 추기경님께서 전화를 하실 줄 몰랐기 때문에 얼떨결에 응답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 때문에 공동체가 분열되고, 사람들이 다투고, 분노와 미움이 자라는 것을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말을 조심하게 하기 위해서 치아라는 창살을 만들어 놓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입술로 덮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무시하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자녀에게 말을 거칠게 하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말의 힘에 대한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시기와 질투에 가득차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바오로와 바르나바에게 비난의 말을 하였습니다.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말입니다. 인격을 모독하는 말입니다. 악의 세력으로부터 나오는 말입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담대한 말로 하느님의 구원은 모든 민족들에게 퍼져나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입니다. 기쁨을 주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생명을 살리는 말입니다. 권위와 힘이 있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힘으로 병자들을 치유하였고, 말씀의 힘으로 죄인들의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말씀의 힘으로 5천명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말씀이 하느님이셨고, 말씀이 진리였으며, 말씀은 빛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은 어떤 말인지 생각합니다.

욕망을 채우려는 말이었는지, 시기와 질투를 나타내는 말이었는지, 비난과 험담으로 공동체를 파괴하는 말이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이 생명을 살리고, 신뢰를 주고, 평화를 주고, 참된 진리를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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