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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3 조회수942 추천수14 반대(0)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의 몸은 스스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에 의해서 건강이 유지되고, 생명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의 사랑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라는 문화, 역사, 전통이라는 토대에서 자랐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제게 영적인 힘과 지혜를 주었습니다. 신학교는 제가 사제가 될 수 있도록 못자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서울대교구는 제게는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신자들은 제게 사랑과 기쁨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오늘 제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저와 신앙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입니다. 여러분은 가지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농사를 많이 지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를 보셨고 아주 간단하지만 명확한 진리를 비유를 통해서 알려 주셨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이 따뜻한 사람, 이웃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사람,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모두 사랑과 정이 가득한 가정이라는 포도밭에서 자라났음을 알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교회를 박해하고 탄압했던 사울을 당신의 포도밭으로 인도하시고 사울을 통해서 교회가 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들 중에도 주님의 도움이 필요 없는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들 모두는 지금 당장 주님의 따뜻한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상처 입은 영혼들일지 모릅니다.

 

교회 공동체를 생각합니다. 과연 이곳에서 튼튼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포도나무가 자라는지, 아니면 말라서 곧 버려질 포도나무들이 자라는지 돌아봅니다. 저 자신은 성소국장으로서 교구장님께서 위임해 주신 사제양성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관계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입니까! 우리가 참된 포도나무인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첫째, 혈연관계보다 예수님을 더 따라야 합니다. 세례를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과 가르침을 먼저 생각하고 따라야합니다.

둘째,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를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지배하고 소유하려고 한다면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삶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셋째,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버릴 수 있는 무소유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내 주위를 돌아보면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1년이 지나도록 한번 입지 않는 옷도 있습니다. 몇 년 째 듣지 않는 음반도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포기하지 못하는데 주님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을 버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여행을 가면 따로 방을 마련해 주시는 교우들의 배려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다른 분들은 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사제라는 이유로 음식을 갖다 줄 때 감사하는 마음보다는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자가용으로 모시러 오고, 모셔다 드려야 한다고 하는 말씀을 듣고 아니라고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간다고 말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신앙인으로서 풍성한 결실을 맺으려 한다면,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합니다.

 

살기 편한 집은 있지만 따뜻한 정이 흐르는 가정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편리한 시설과 아름다운 성당 건물은 있지만 기도와 사랑이 넘치는 성당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분의 계명은 이렇습니다. 그분께서 명령하신대로,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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