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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가 흡수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3 조회수1,159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부활 제5주일


<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


복음: 요한 15,1-8






책을 보는 성모자


보티첼리(Botticelli, Sandro) 작, (1483), 밀라노 폴디 페촐리 미술관


< 내가 흡수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

 

앤디 워홀이란 사람은 미국 현대 미술의 최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삶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리는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죽음에 대한 테마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마를린 먼로가 사망했을 때 그 자살 소재를 주제로 오렌지 색색의 먼로를 그린 그림은 지금도 경매시장에서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비행기 사고나 전기의자, 해골과 같은 죽음에 관한 것들을 작품으로 내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접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죽음에 관한 것이었기에 그런 것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침입한 페미니스트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장이 멎었다가 130초 만에 다시 뛰어 되살아났고 그는 죽음과 삶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입버릇처럼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자신은 죽을 것이라고 말했고, 정말 간단한 담석제거 수술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맙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받았던 친구는 하반신 마비, 또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친구는 마약중독으로 사망, 자신이 가장 아끼던 여자 모델까지도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됩니다.

 

우리나라 말에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로 내뱉으면 그것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은 자신의 속에서 흘러넘쳐 나오게 되는 것들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빨아들이며 살아온 것들이 말로 나오게 되어있는 것이고 그 말로 나오는 것들은 어떠한 기운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현실로 자신에게 일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앤디 워홀은 죽음을 계속 자신 속으로 빨아들인 것이고 죽음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 실험에서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젊음과 관련된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본 사람과 노인과 관련된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본 사람이 실험이 끝나고 나와 걸을 때 속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젊음과 관련된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작업을 한 사람은 씩씩하고 빠르게 걸어서 집으로 갔고, 노인과 관련된 단어들을 접했던 사람들은 실험실에 들어올 때보다 현격하게 느려져 어깨를 떨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나는 내가 흡수하는 무엇으로부터 내 자신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평소에 어떤 것들을 흡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됩니다. 성경입니까, 텔레비전입니까, 인터넷입니까? 그런 것들이 나를 만드는 양식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게임을 상상하고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이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재미있게 소개되기도 합니다. 음식을 먹어야 에너지가 나오듯이,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내 안에서 에너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사탄은 이 진리를 이용해 우리 안에 우리 자신도 모르게 권력과 성과 물질만능주의를 주입시키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이것도 모른 채 아기들에게 스마트 폰을 쥐어줍니다. 아이들 프로그램이 다 건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 애니메이션에도 선정적인 것과 폭력적인 것이 조금씩 가미되어 있습니다. 남들과 경쟁해야 하고 그래서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세상 모든 매체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주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세상에 지배받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저도 경영학을 공부한 적이 있어서 알지만,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수많은 CF에도 교묘하게 육감을 자극하는 장면들을 넣습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성욕을 자극할 수 있는 장면을 넣을지 고심합니다. 아이들은 음료수 마시는 광고를 보면서도 그 음료수가 흘러서 목을 거쳐 가슴 쪽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보며 성적으로 자극을 받습니다. 물론 대중가요는 이제 드러내놓고 직설적으로 성적인 가사와 춤들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쾌락이 곧 행복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추구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이시고 우리는 가지입니다. 가지는 포도나무에서 흘러들어오는 수액을 받아들여야만 성령의 열매인 사랑과 기쁨과 평화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탄은 교묘하게 이와 비슷한 열매들을 우리 안에 맺히게 만들고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인식하게 만듭니다. 사랑은 육체적이고 쾌락적인 것이고, 기쁨은 개그콘서트와 같이 폭소를 하는 것이고, 평화는 싸워 이겨서 누구도 자신에게 두려움을 줄 수 없이 강해지는 것이라 믿게 만듭니다. 이 순간적인 쾌락이 행복이라고 착각하니 십자가의 사랑이나, 박해받는 기쁨이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러나 하느님을 가진 평화를 원하지 않게 됩니다.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야 하지만 그것으로 맺히는 행복이 가치 없는 것이라 믿도록 만들어버려 모두 나무에서 떨어져나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행복은 순간적인 쾌락에 불과하고 우리를 노예로 만들어버립니다. 오직 그리스도께 붙어있어야만 맺힐 수 있는 성령의 열매가 참 행복인 것입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은 크리스마스의 고전으로 손꼽힙니다. 돈만 알던 스크루지 영감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하룻밤 만에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모티브를 제공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밤에 공동묘지에서 무덤을 파는 일을 하던 가브리엘 데 그라프라는 네덜란드 사람이었습니다. 인상도 험악하고 술주정꾼에다 성탄절에도 돈만 주면 무덤을 파주는 누구도 마주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싫어하여서 아이들이 가브리엘 앞으로 지나가는 일은 절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탄절 날 갑자기 사라져서 7년 만에 다시 나타났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여 나중엔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해 아이들을 위한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것입니다. 7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전처럼 무덤만 파며 죽음의 문화와 함께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학대당하는 난장이들을 보고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어쨌든 7년 동안 직업을 바꾸었을 것이고 좋은 영향이 있는 직업이나 환경 안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안데르센이 이 개과천선 이야기를 디킨스에게 해 주며 소설을 써 보라고 추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디킨스는 사람이 그냥 변할 수만은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꿈에 천사를 만나 자신의 순진했던 과거와 외톨이가 되어버린 현재의 모습과 지옥으로 가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보는 장면을 삽입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머무름입니다. 머무는 곳에 있는 것들이 내 안으로 스며들게 되고 그 열매가 곧 내 자신의 삶이 됩니다. 제가 아는 한 청년은 아르바이트로 닭을 잡는 일을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수천 마리의 닭을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주었기 때문에 하게 되었지만 일주일 만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주위에서 사람들이 보기에 얼굴이 자꾸 험악해져가고 눈빛도 이상해져간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습니다. 계속 생명을 죽이며 피를 보기 때문에 그렇게 변화되어갔던 것입니다.

지금 나의 주위엔 무엇으로 둘러싸여 있습니까? 시간으로 환산해보면 됩니다. 내가 그리스도께 붙어있는 시간과 그렇지 않고 세상 것에 둘러싸여 있는 시간을 따져서 세상 것들에 더 둘러싸여 있다면 자연적으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안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양식이고 나의 양식이 나를 만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가 가지이기 때문에 당신에게만 붙어있어야 당신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주님 없이는 아무 좋은 사람도 될 수 없음을 믿고 규칙적으로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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