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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매일 복음 묵상- 송영진 모세 신부-(부활 제5주간 수요일)『내 안에 머물러라』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5 조회수1,093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활 제5주간 수요일>(2015. 5. 6. 수)(요한 15,1-8)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요한 15,4)."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요한 15,6)."


이 말씀에서 "내 안에 머무르다."는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열매'는, 넓은 뜻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서 얻게 되는 것들,

즉 하느님 나라, 구원, 생명 등입니다.

따라서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나를 믿지 않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의 생명을 얻지 못한다."입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말씀은,

예수님 없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자기 혼자 힘으로 수행을 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예수님에 대한 믿음 없이는 궁극적인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그런데 예수님을 믿는 일도 우리의 힘으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도 역시 예수님께서 도와주셔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는 말씀이 바로 그 약속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예수님 안에 머무르는 것,

즉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 우리 스스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기 때문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스스로 열매를 맺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자기가 안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노력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데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서 못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자기가 안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내용에서 '탈렌트의 비유'가 연상됩니다.

주인이 종들에게 탈렌트를 나누어 주자,

두 종은 그것을 활용해서 각각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벌었는데,

세 번째 종은 탈렌트를 숨겨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줍니다(마태 25,25).

그는 주인의 말을 듣지 않은 종입니다.

노력했는데도 돈을 벌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벌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예수님 안에 머무르지 않은 사람,

즉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은 가지입니다.


주인은 세 번째 종이 가지고 있던 탈렌트를 빼앗고,

그를 '바깥 어둠 속으로' 쫓아냅니다(마태 25,28-30).

이것은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를 잘라서 밖에 던지고,

불로 태워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처음의 두 종이 벌어들인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주인이 갖지 않고

그들에게 그냥 주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나누어 주었던 한 탈렌트도 종들에게 그냥 준 것이고,

그것을 활용해서 더 벌어들인 탈렌트도 종들의 것이 됩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종들은 주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한 것이 됩니다.

(주인이 종들에게 시킨 일은 주인을 위한 일이 아니라

종들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서 얻는 열매들은 우리가 갖게 됩니다.

신앙생활이란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예수님을 믿는 것이고,

'내가' 살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고,

'내가' 살기 위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셔서 사람들을 구원하게 하신 것은,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얻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사람들 덕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사람들에게 참 생명과 참 행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이 행복하게 되는 것이 하느님의 행복입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요한 15,8)."

라는 말씀이 그것을 나타냅니다.


'탈렌트의 비유'에서 세 번째 종은

자기가 처음에 받은 한 탈렌트를 주인의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또 자기가 그것으로 돈을 더 버는 것도 주인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주인이 다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일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는 원금을 손해 보는 짓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신앙생활을 그런 마음으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저 죄만 안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소극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거나,

지옥에 갈 짓만 안 하면 천당에 가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그러면서 하느님과 예수님과 교회와 이웃을 위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물론 하면 안 되는 일을 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해야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능동적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옥을 피한다고 자동적으로 천당에 가는 것이 아니라,

천당에 들어가기 위해서 스스로 능동적으로 노력해야 들어가게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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