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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6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모든 것을 가능케 해 주시는 주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5 조회수1,238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활 5주 수 요한 15,1-8(15.5.6)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The Vine and the Branches
 
 


  모든 것을 가능케 해 주시는 주님  

 

많은 현대인들이 과학과 정보의 발달로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히 허구이다. 포도밭이 많은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포도나무의 비유는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하늘나라를 선포함에 있어 자연스러운 비유였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을 포도나무에 비유하곤 하였다. 성서에서 포도나무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백성을 가리킨다. 아버지께서 심으신 포도나무인 예수 안에 머물러 있을 때 그 가지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생명의 수액을 받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언자들이 말한 하느님의 참 포도밭은 당신의 사람들에게 생명을 나누어주시는 그리스도이시다.

요한복음은 수난사화로 들어가기 전에 15장과 16장에서 포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예수님과 제자들, 또 제자들끼리의 일치를 말하고 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15,1-2) 하느님께 충실한 포도나무로 불림을 받은 이스라엘은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따랐기에 참 포도나무이시며 아버지께서 심으시고 돌보시며 풍성한 열매를 맺으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15,5) 참 포도나무는 그리스도 자신을 가리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를 가리킨다. 교회의 구성원이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예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15,5). 왜냐하면 참 포도나무인 그분만이 포도밭 주인이신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리고 열매를 맺게 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과의 친교가 없으면, 우리는 포도나무에서 잘라진 가지처럼 수액은 끊어지고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어 잘려 불에 던져질 수밖에 없다. 포도나무의 가지인 우리는 주님 안에서 일치할 때 형제애와 섬김의 정신에 따른 성숙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포도나무는 아무리 잘 가꾸고 오랜 세월 동안 키우더라도 나무 자체로서는 아무 쓸모도 없다. 또한 주인이 가꾸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도 없고 가지끼리 엉켜서 어느 정도 자라고 더 이상 자랄 수도 없다. 이와 같이 우리도 포도나무인 주님을 떠나서, 주님의 말씀을 떠나서는 참 생명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알아야 하겠다.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평화만이 오늘을 사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네 인생은 전도서가 말하듯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돈이나 명예, 권력, 지혜마저도 헛되고 헛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일을 행하면서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채 살아간다. 현세적인 것들에 너무나 깊이 맛들이고 길들여져서 내 삶에 하느님 없이는 절대 안 된다는 절박함이 없다. 그분의 사랑에 대한 갈증도 말씀에 대한 간절함 기다림도 없이 살아간다. 이런 상태야말로 진정 물도 생명도 없는 죽음의 광야요,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는 ‘소유없이’(sine proprio)의 삶과는 무관한 삶이다. 주님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의식이 있는가? 그분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그분 없이 이루어지는 그 어떤 것도 가치 없는 것임을 인정하는가? 혹시 나는 언제 불에 던져질지 모르는 잘려나간 포도나무가지는 아닐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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