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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8 금/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뽑힌 이의 내맡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7 조회수1,092 추천수4 반대(0) 신고
  

    부활 5주 금 요한 15,12-17(15.5.8)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


 
"I command you: love each other."
 
 


   뽑힌 이의 내맡김  

우리는 영성생활을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도 때로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주제 파악을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할 때가 있다. 삶의 주도권이 주님께 있음에도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양 착각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고 말씀하신다. 무죄하게 박해를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능에, 아버지의 사랑에 생명을 맡겨드렸다. 그분은 하느님께 자기 영혼을 맡겨드리고, 하느님께로 옮아가 하느님의 소유가 되셨다. 우리의 신앙 행위도 그 실천도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오며 그분의 손안에 달려 있다.

예수님께 뽑힌 이로서 살아야 할 맡기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겸손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삶이다. 자기가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고 남을 존중하고 그에게서 배우며 아끼는 삶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겼기에 다른 이들이 나와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이들을 통하여 이루시는 하느님의 선을 기뻐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맡기며 사는 사람은 자신의 한계와 결핍과 죄를 인정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하느님이 주시는 대로 받아들이며 산다.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고 이웃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 선택받은 이의 참된 삶이다. 그래서 선택받은 이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선물로 여겨 감사하며 살아간다. 이들은 주님께 희망을 두기에 미래를 희망으로 바라보되 불안해하지 않으며 늘 평화롭고 여유를 지닌다. 이들은 또한 인내로이 기다릴 줄 알며 끝까지 믿어준다.

주님께 뽑혀 그분께 맡기는 사람은 세상 것을 사랑하지 않고, 모든 이를, 만사, 만물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고 받아들임으로써 사랑한다. 이렇게 그들은 하느님 나라를 사랑함으로써 그의 삶이 하늘나라처럼 되고 하느님처럼 되어간다. 맡기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원성을 믿기에 모든 행위에 항구하며 변덕스럽지 않다. 그는 ‘하느님의 완전함’을 받아들이며, 하느님의 뜻에 협력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하느님의 기뻐하심에 참여한다.

맡기는 삶이란 하느님 뜻에 기꺼이 복종하기에 하느님의 뜻이 자신과 피조물, 이웃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자신을 열어드리는 삶이다. 선택된 사람은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기쁨을 발견한다. 그는 아버지의 뜻 안에 삶과 죽음의 모든 희망이 있음을 알기에 자신을 비우고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채운다. 선택받은 이는 예수님께 모두를 내맡겼기에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 우리 인생은 시작도 끝도 하느님의 손안에 달려있다. 성 프란치스코도 말씀하신다. “모든 형제들은, 어디에 있든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자기 자신을 봉헌했고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는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비인준칙 16,10)

나는 참으로 신앙행위를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내가 한다’라든가, ‘내가 선택한 것’이라든가 하는 내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의식에 젖어있지는 않은가?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며, 내 의지가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며,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소명임을 깊이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모든 면에서 주도권을 쥐고 계시며 중심이 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우리 모두 나 자신도, 나의 가정도, 내가 하는 어떤 일도, 나의 신앙이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문제 그 어느 것도 내가 주인인양 행세하지 말고 그분의 손길에 맡겨드리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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