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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08 조회수1,291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5월 8일 부활 제5주간 금요일
 
This is my commandment:
love one another as I love you.
(Jn.15,12)
 
 
제1독서 사도 15,22-31
복음 요한 15,12-17
 

이틀 동안 새벽 묵상 글이 없었습니다. 묵상 글을 쓰지 않으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느낌이더군요. 아무튼 제주도에 잘 다녀왔고요, 좋은 만남을 통해 사제들 간의 일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묵상 글이 이틀 동안이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이해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하면서 오늘의 묵상 글 시작합니다.

전에 본당신부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을 때, 어느 날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훔쳐간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사무실의 문을 부수고 안에 있었던 약간의 돈을 가져가고 또 완전히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지요.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장님께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것입니다. 문득 저는 만장회도(慢藏誨盜)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즉, ‘문단속을 잘 하지 않는 것은 도둑에게 도둑질하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무장님께 “필요한 사람이 가져간 것이겠지요.”라고 말하면서, “도둑질이 죄이지만, 죄 지을 환경을 만들어 준 것 역시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앞으로는 더 문단속을 잘합시다.”라고 했습니다.

그때의 생각이 나면서 문득 ‘이러한 문단속만 잘 하면 될까?’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마음의 문단속은 어떠하십니까? 죄, 욕심, 판단, 시기 등등 호시탐탐 우리의 마음을 노리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지요. 무조건 그 유혹들이 나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어떤 유혹에도 의연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단속을 잘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마음의 문단속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워낙 유혹이 사방 도처에 널려 있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해 유혹에 자유롭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정말로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그런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계속 주십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기쁘고 행복하게 이 세상을 잘 살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그런데 그 유혹의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 자신만만해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스스로 유혹에 자유로울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일미사 참석 하는 것 정도로만 주님과의 관계의 끈을 유지하려고 하며, 바쁠 때에는 세상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주일미사를 건너뛰는 것도 괜찮다는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이 정도로 과연 세상의 유혹을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 가르쳐주십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세상의 유혹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사랑밖에 없기에, 주님께서 사랑으로 다가 오셨듯 우리 역시 사랑의 힘으로 유혹을 물리치고 사랑으로 주님과 하나 되어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문단속. 중요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사랑 없이는 그 문단속도 불가능함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이는 꾸준히 목표를 바라보며 한결같이 이를 좇는 사람이다. 그것이 헌신이다(세실 B. 드밀).


안식년 신부님들이 교육을 받는 연수원 성당입니다.

 

주인과 종

언젠가 어떤 분이 제게 이런 부탁을 합니다.

“신부님, 제가 집을 내 놓았는데 잘 팔리지가 않아요. 빨리 좀 팔릴 수 있도록 기도 좀 해주세요.”

얼마나 급하시면 이런 기도를 다 부탁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느님께서 이런 일까지 다 신경 쓰셔야 하니 정말로 바쁘시겠다 싶더군요. 그래도 위로를 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렸지요.

“그렇게 자금이 급하게 필요해서 집까지 내놓을 정도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더군다나 시세보다도 싸게 내놓으셨을 테니 더 마음이 안 좋으시겠어요?”

그런데 이분께서는 정색을 하시면서 “신부님, 그 집을 파는 것도 억울한데 시세보다도 어떻게 싸게 내놓아요? 저는 더 비싸게 내놓았는데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자금이 급해서 빨리 팔려고 하는 것이니 당연히 시세보다 싸게 내놓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더라고요. 부동산 시장이 그리 좋지 않았을 때였으니, 당연히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당연했고요. 그러면서도 하느님의 도움을 청한다는 이 분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의 희생은 절대로 없어야 하고, 반대로 이득은 극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들의 욕심과 이기심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욕심과 이기심이 하느님을 나만의 일을 하는 종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내가 말하고 생각하는 대로 모든 것을 다 해주는 하느님, 결국 자기는 주인이고 하느님은 종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신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하느님은 진정한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제주도의 생각하는 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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