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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성령의 역사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12 조회수1,036 추천수1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령의 역사


 

때로 감미로운 봄바람 같으신 분, 그러나 때로 천둥이나 섬광처럼 다가오시는 분, 보통 인간의 통상적 사고의 틀을 깨트리시고 그 틈바구니로 들어오시는 분, 그래서 알쏭달쏭한 분, 바로 성령이십니다. 그래서 저희 동료 수도자들 사이에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다든지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질 때 우스갯소리로 성령께서 역사하셨다고 말을 합니다. 제자들과의 작별을 앞둔 예수님께서는 당신 뒤를 이어 제자들을 인도하실 존재, 보호자 성령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하십니다.


 

“너희에게 진실로 말하는데,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요한복음 16장 7절)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성령께서 오시면 그분께서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소상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요한복음 16장 8절)


 

‘죄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이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우리는 자주 죄의 비참함, 그로 인한 죄책감만을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죄에 따른 은총도 있더군요. 죄가 많은 곳에도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내린다는 진리를 잊고 살았습니다. 죄는 가급적 안 짓는 것이 좋겠지만 그러나 그 죄를 통해서 나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최종적으로 의지할 대상은 하느님 밖에 없다는 깨달음에 도달합니다. 죄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내 이 큰 죄가 과연 용서가 될까?’ 의구심을 품고 살았습니다. 한번 중죄인은 영원한 죄인이라는 생각에 갇혀 살았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 우리 죄가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하느님 자비는 훨씬 크십니다. 그래서 죄지을 때 마다 가슴을 치고 자신을 학대할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빨리 두 손 활짝 벌리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하느님께로 뛰어가야 하겠습니다.


 

‘의로움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이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주어진 율법과 계명을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준수하는 것이 의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사랑의 실천이 추가되어야 참된 의인이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스스로를 낮추어 내가 제일 죄 많은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에서는 가장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나가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의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심판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그간 하느님이 무시무시한 심판자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은 심판자가 아니라 구원자로 오셨습니다. 심판 날은 우리 죄인들이 싹쓸이 당하는 끔찍한 날로 생각했습니다. 머리칼보다 많은 우리의 죄목들에 대해 하나하나 철저히 응징 당하는 두려운 날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게 아니었습니다. 심판 날은 불완전하고 나약한 우리 인간 존재가 대자대비하시며 완전하신 하느님과 온전히 합일하는 축복의 날이었습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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