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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15 금/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5-14 조회수1,257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6주 금 요한 16,20-23ㄱ(15.5.15)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요한 16,22)


"Your grief will become joy."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힘  

신앙인으로 고도로 발달한 이 현 시대에 순례여정을 살아가면서 슬프고 우울해질 때가 있다. 왜일까? 사람들은 내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고, 내가 바라는 대로 되어질 때 기뻐한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고,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며, 나를 사랑해주던 사람이 자기 곁에서 떠나갈 때에 우리는 그 빈자리와 거리를 바라보며 슬퍼한다. 이 빈자리는 곧 연약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요 우리의 모습이다.나에게 뿌리를 두는 기쁨은 영원할 수 없다.

오늘의 사회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정치권력이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끊임없이 가진 자들의 이익 옹호에 앞장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기업가들은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는 데는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가난한 이들과의 재화의 재분배에는 인색하다. 언론은 정치권력에 길들여져 고유한 몫을 하지 못하고 가진 자들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그 무엇에 비길 수 없이 존엄한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항구한 기쁨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재 상황을 앞에 두고 유혹에 빠지고, 슬픔에 젖으며 고통과 혼란에 빠진다. 오늘도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의 말씀에서 동떨어진 우리 자신의 삶과 이 사회의 모습은 예수님 을 변두리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느님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주객전도의 태도, 믿음 없는 세상, 창조주 하느님께로부터 등을 돌림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조롱하는 듯 흘러가는 이 세상의 막강한 힘 앞에서,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고 체념하며, 때로는 패배감 속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발견하지 못한 채 기쁘게 살지 못한다.

우리가 그럴수록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16,20)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세상은 이제 마음대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겨 기뻐할 것이고, 제자들은 그런 세상에 남아 있게 되어서 슬퍼할 것이다. 세상적인 기쁨은 그렇게 예수님과는 무관하게 행동하고 남이 못되고 실수할 때 느끼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16,20)라고 말씀하신다.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님을 다시 보는 데에 있다(20,20). 그렇다! 슬픔의 상황을 기쁨으로 바꾸려면 그분의 부활의 힘을 믿고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한다.

예수께서는 또 말씀하신다.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16,22)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지 못하는’ 것으로서 항구한 기쁨이며 세상을 무력하게 하는 기쁨이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한 몸’으로 제자들에게 오시고, 또한 ‘평화’와 ‘기쁨’을 그들에게 주신다. 우리도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처럼 그분의 자유, 평화, 기쁨을 누림으로써 이해하기 어려운 고통이나 문제, 의심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며, 그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16,22). 우리도 제자들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보게 됨으로써 세상의 그 어떤 힘도 억누를 수 없는 참되고 완전한 기쁨 안에 머무르게 된다. ‘예수님을 다시 본다’는 것은 지금 여기서 내 삶을 통하여 세상의 힘이 아무리 죽이려 해도 결코 죽여지지 않는 부활을 살며,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한다. 우리도 이런 전폭적인 받아들임을 통해 종말론적인 기쁨을 살아야겠다. 이 기쁨 안에서 모든 부당함, 혼란, 유혹, 고통은 잠시 지나가는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이제 나를 보아주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바라보며, 그분께서 주시는 영원한 기쁨의 힘으로 어떤 어려움과 고통 중에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를 외치며 주님을 증거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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